빠르게 증가하는 ESS 폐배터리, 더딘 대비가 문제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8기 이건혁
ESS 사용후 배터리, 남겨진 또 다른 숙제
한때 ‘전력 피크를 완화하는 친환경 해법’으로 불렸던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이제는 새로운 환경 부담으로 돌아오고 있다. 설치된 지 1년도 지나지 않아 수명이 끝난 배터리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이를 처리할 체계는 여전히 걸음마 수준에 머물러 있다. 길거리에 쉽게 볼 수 있는 전기차뿐 아니라 ESS의 보급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그에 비례해 폐배터리의 양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자료 1. 배터리 재활용]
출처 : FreePik
문제는 이처럼 쌓여가는 폐배터리들이 화재 위험뿐 아니라 리튬, 코발트, 니켈 등 중금속 누출로 인한 토양 및 수질 오염 가능성까지 동시에 안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ESS 사용후 배터리 처리와 재활용 대책은 여전히 뚜렷하게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다. 급속히 확산된 ESS가 ‘친환경 에너지의 상징’에서 ‘유해 폐기물 시한폭탄’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SS 배터리의 확산과 폐기 증가 예측
전기차가 보급됨에 따라 폐배터리의 수도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정부는 제10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2036년까지 약 26GW 규모의 ESS가 필요하다고 전망했다. 이는 석탄화력발전소가 20기 이상이 동시에 전력을 저장할 수 있는 막대한 용량으로, 한국 전력 시스템의 새로운 축이 될 규모다. 하지만 문제는 ESS의 수명이다. ESS 배터리의 수명은 제조사나 종류 그리고 사용 환경과 관리 방식에 따라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리튬이온 배터리는 10년에서 15년 정도이다. 전력수습 기본계획에서 언급한 이 설치량이 10~15년의 짧은 수명을 다하면 고스란히 폐기물로 돌아온다는 점이다. 이미 2010년대 중반부터 본격 설치된 ESS의 경우 교체 시기를 맞이하고 있고, 향후 설치될 26GW 역시 2030년 중반이면 한꺼번에 폐기 물량으로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높다. 결국 '용량이 폭증하면 폐기도 폭증한다'는 단순한 공식이 현실화되는 순간, 이는 단순한 통계상의 문제가 아니라 환경 및 안전 전반에 걸쳐 커다란 압력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정부가 보급 확대 수치는 앞다퉈 제시하면서도 정작 이 같은 ‘폐기 쓰나미’에 대한 국가 차원의 명확한 시뮬레이션이나 대비책은 찾아보기 어렵다는 사실이다. 방심은 곧 또 다른 위기이며, 지금 필요한 것은 보급 전망이 아니라 냉정한 폐기 예측과 대비라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폐배터리 처리 및 재활용 인프라의 부족
폐배터리 처리는 단순히 사용이 끝난 전지를 폐기하는 과정이 아니라, 화재와 유해 물질 누출 위험을 관리하면서 동시에 잔존 가치를 최대한 회수하는 절차이다. 배터리에는 리튬, 코발트, 니켈 등 희소 금속이 포함돼 있어 재활용을 통해 자원 수급 안정과 탄소 저감 효과를 동시에 얻을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며, 보통은 파·분쇄 후 선별 과정을 거쳐 블랙매스를 만드는 전처리 공정을 거치고 희소 금속을 추출한 뒤 결정화해 회수하는 후처리 공정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정부도 이를 위해 수도권·충청권·호남권·영남권에 미래폐자원 거점수거센터를 구축해 사용후 배터리를 회수 및 보관하고, 충북 청주에 배터리 자원순환 클러스터를 조성해 실증 시설을 운영 중이다. 그러나 환경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거점수거센터의 보관 가능 물량은 수천 개 수준에 불과한 반면, 실제 발생이 예상되는 사용후 배터리는 수십만 개에 이를 것으로 전망돼 수요와 공급 사이의 격차가 뚜렷하다. 정부가 2027년 재생원료 인증제와 사용목표제를 도입해 제도적 기반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제도 설계보다 시급한 것은 현장 인프라 확충과 실질적 회수율 제고이며, 그렇지 못한다면 재사용 가치가 높은 폐배터리의 자원 가치는 제도적 한계 속에서 방치될 위험이 크다.
ESS 폐배터리 환경 위험성(중금속 누출) 및 정책 공백(그린갭)
에너지저장장치(ESS)에서 수명이 다해 배출되는 폐배터리는 니켈·코발트·망간·리튬 등 중금속과 전해액 잔여물이 토양과 지하수로 유입될 경우 심각한 환경오염을 초래할 수 있고, 장기간 방치되면 생태계 교란과 인체 건강 피해까지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폐리튬이온전지는 열화와 파손 과정에서 중금속 침출과 화재 위험을 동시에 안고 있으며, 관리 부실 시 대기 오염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지적된다. 그러나 국내 정책은 여전히 전기차 폐배터리에 집중돼 있고, ESS 폐배터리에 대한 구체적 관리·재활용 제도는 부족하다. 환경부가 2025년 발표한 ‘배터리 순환이용 활성화 방안’은 사용후 배터리 이력관리, 재사용 및 재활용 제도화, 산업 육성 방안을 담고 있으나, 실제 시행 수준에서는 ESS 전용 기준과 안전 규정이 미비한 상황이다. 이러한 정책과 현장의 괴리를 ‘그린갭(Green Gap)’이라 부르는데, 이는 친환경 정책의 방향은 제시됐으나 실행력과 규제는 뒷받침되지 못하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 공백이 장기간 방치될 경우, ESS 폐배터리의 무단 보관과 불법 처리로 인한 중금속 누출, 토양과 수질 오염, 화재 위험은 물론 국제 환경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국내 산업이 수출경쟁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고, 재활용 산업 성장 기회도 상실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선제적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신재생 확대에 앞서 대비해야 할 과제, ESS 폐배터리 처리 시스템 구축

[자료 2. 폐배터리의 환경 위험성]
출처 : Chat GPT
재생에너지 확대의 그늘에는 반드시 마주해야 할 과제가 있다. ESS 폐배터리는 이미 예고된 쓰나미처럼 다가오고 있으며, 화재 위험과 중금속 누출이라는 환경적 재앙으로 동반한다. 그러나 우리의 인프라는 아직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고, 제도적 대응도 미흡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버려지는 배터리들은 관리 사각지대에 놓여 있으며, 이는 곧 환경 비용과 안전 비용으로 되돌아올 것이다. 더 늦기 전에 폐배터리 처리 시스템과 재활용 인프라를 국가 차원에서 본격적으로 구축하지 않는다면, ‘친환경’을 내세운 에너지 전환이 아이러니하게도 새로운 환경 위기로 변질될 수 밖에 없다.
폐배터리 재활용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배터리 재사용, 이제는 안전성 검사를 거쳐야 한다", 23기 김용대,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org/4352
배터리 재사용, 이제는 안전성 검사를 거쳐야 한다
배터리 재사용, 이제는 안전성 검사를 거쳐야 한다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용대 [재사용전지 안전성 검사제도 시행][자료 1. 제주테크노파크 재사용전지 안전성검사기관 지정 수여식]
renewableenergyfollowers.org
2. "'EU 배터리 규제안'이 불러온 폐배터리 리사이클의 새로운 패러다임", 19기 이수연, 18기 이지수,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3480
참고문헌
[ESS 사용후 배터리, 남겨진 또 다른 숙제]
1) 김재경, 박찬국,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거래시장 구축을 위한 정책연구, KEEI(에너지경제연구원), 2019, https://www.keei.re.kr/keei/download/KIP1911.pdf
2) 이다영, 배터리 순환이용 산업화를 위한 배터리 순환이용 활성화 방안, 환경부, 2025.05.16, https://me.go.kr/home/mob/board/read.do;jsessionid=CUF6zMxFjRrIph0Jas-SIWI5h0CrGhHliBOLhDbR.mehome1?pagerOffset=30&maxPageItems=10&maxIndexPages=5&searchKey=&searchValue=&menuId=10392&orgCd=&boardMasterId=713&boardCategoryId=&boardId=1742640
3) 정성남, 탈플라스틱 순환경제로의 전환, 제17회 자원순환의 날, 환경부, 2025.09.04, https://me.go.kr/home/web/board/read.do?pagerOffset=0&maxPageItems=10&maxIndexPages=10&searchKey=&searchValue=&menuId=10525&orgCd=&boardId=1762820&boardMasterId=1&boardCategoryId=&decorator=
[ESS 배터리의 확산과 폐기 증가 예측]
1)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제10차 전력수습기본계획(2022~2036), 산업통상자원부, 2023.01.13, https://www.kier.re.kr/resources/download/tpp/policy_230113_data.pdf
[폐배터리 처리 및 재활용 인프라의 부족]
1) 남궁현, 미래폐자원 재활용 산업 육성 지원체계 강화, 환경부, 2025.09.08, https://me.go.kr/home/web/board/read.do;jsessionid=W6OSGYAG0IV95I6CSuaRTtS8o2MsFYmCCWTBpXBg.mehome2?pagerOffset=0&maxPageItems=10&maxIndexPages=10&searchKey=&searchValue=&menuId=10525&orgCd=&boardId=1763410&boardMasterId=1&boardCategoryId=&decorator=
2) 이다영, “폐배터리 순환경제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전기차 배터리 자원순환 클러스터를 착공합니다”, 환경부, 2023.12.05, https://me.go.kr/home/mob/board/read.do;jsessionid=9o-vQOqppgM1G5Ppg2IHWEoqFL5p8CHQ497MZpLJ.mehome1?pagerOffset=580&maxPageItems=10&maxIndexPages=5&searchKey=&searchValue=&menuId=10392&orgCd=&boardMasterId=713&boardId=1642540
3)환경부, “사용후 배터리, 국가 핵심 자원으로 키운다…순환이용 활성화 지원”,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환경, 2025.05.14, https://www.korea.kr/news/policyNewsView.do?newsId=148943158
[ESS 폐배터리 환경 위험성(중금속 누출) 및 정책 공백(그린갭)]
1) 김재경, 박찬국, 전기차 사용후 배터리 거래시장 구축을 위한 정책연구, KEEI(에너지경제연구원), 2019, https://www.keei.re.kr/keei/download/KIP1911.pd
2) 이다영, 배터리 순환이용 산업화를 위한 배터리 순환이용 활성화 방안, 환경부, 2025.05.16, https://me.go.kr/home/mob/board/read.do;jsessionid=CUF6zMxFjRrIph0Jas-SIWI5h0CrGhHliBOLhDbR.mehome1?pagerOffset=30&maxPageItems=10&maxIndexPages=5&searchKey=&searchValue=&menuId=10392&orgCd=&boardMasterId=713&boardCategoryId=&boardId=1742640
3) 황동건, 조나현, 이희성, 최민영, 엄남일, 오길종, 김기헌, 신선경, 폐리튬이온전지 재활용 관리방안 연구, 국립환경과학원, 2016, https://scienceon.kisti.re.kr/commons/util/originalView.do?cn=TRKO201700008118&dbt=TRKO&r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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