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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를 품은 콘크리트, 건설 산업의 탄소중립을 이끌다

by R.E.F. 28기 김나현 2025. 10. 28.

탄소를 품은 콘크리트, 건설 산업의 탄소중립을 이끌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8기 김나현

탄소배출의 주범인 건축자재

전 세계가 탄소중립을 향해 산업 구조 전환에 속도를 내면서, 감축이 어려운 산업으로 여겨지는 건설 분야 역시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 건설 자재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배출은 전체 산업 배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시멘트는 전 세계 인위적 이산화탄소 배출의 약 6~8%를 차지하며, 연간 40억 톤 이상 생산되는 ‘물 다음으로 많이 쓰이는 물질’이다. 이에 따라 시멘트와 이를 주재료로 한 콘크리트의 ‘탈탄소화’가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인류 문명을 지탱해 온 핵심 자재이지만, 생산 과정에서 막대한 탄소를 배출하기에, 대체 불가한 오염원으로 꼽힌다.

 

CCUS 콘크리트의 탄생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떠오른 해법이 CCUS(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기술이다. 산업 공정이나 발전소 등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Capture) → 활용(Utilization) → 저장(Storage) 하는 이 기술은, 시멘트·콘크리트 산업의 탈탄소화를 위한 핵심 수단으로 주목받고 있다.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재활용해 탄소 고정형 콘크리트(Carbon-Infused Concrete)나 탄산화 시멘트(Carbonated Cement)를 만들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시멘트의 수산화칼슘[Ca(OH)₂]이 이산화탄소(CO₂)와 반응해 탄산칼슘(CaCO₃)을 형성하며, 미세공극을 메우고 강도와 내구성을 높인다. 결과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이는 동시에 재료 성능까지 개선할 수 있다. 이는 일반 콘크리트보다 강도가 최대 25% 높고, 시멘트 사용량은 5~10% 줄며, 톤당 0.1~0.3톤의 이산화탄소를 고정하는 효과가 있다. 즉 콘크리트가 탄소를 저장·순환시키는 친환경 자원이 될 수 있는 것이다.

 

CCUS 기술

CCUS 기술은 크게 세 단계로 나뉜다.

[자료 1. CCUS 기술의 단계]

출처: AI활용 후 재구성

첫째, 탄소 포집 단계에서는 연소 후 포집(Post-combustion), 연소 전 포집(Pre-combustion), 산소 연소(Oxy-fuel combustion) 방식이 사용된다. 연소 후 포집은 화석연료를 연소한 뒤 배출가스에서 CO₂만을 선택적으로 분리·흡수하는 방식이다. 기존 발전소에도 쉽게 적용할 수 있어 가장 널리 연구되고 있다. 연소 전 포집은 연료를 연소하기 전에 가스화 과정을 거쳐 CO₂를 미리 분리하는 기술이다. 고효율이지만 초기 설비비가 높아 대형 플랜트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다. 산소 연소는 공기 대신 순수한 산소로 연료를 연소시켜 배출가스의 대부분을 CO₂와 수증기로 구성되게 하는 방식이다. 포집 과정이 단순하지만, 고순도 산소 생산에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다. 이 과정에서는 아민(Amine) 계열 용매인 모노에탄올아민(MEA), 암모니아(NH₃) 등이 주로 사용되며, 최근에는 에너지 소모를 줄이기 위한 신소재 흡착제와 저에너지 용매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둘째, 탄소 활용 단계에서는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콘크리트, 플라스틱, 합성연료 등 다양한 자원으로 전환한다. 탄산화 콘크리트(Carbonated Concrete)는 이산화탄소를 시멘트 수화 과정에 주입해 탄산칼슘을 형성, 공극을 메우는 동시에 기계적 성능을 강화한다. 또한, 나무 대신 바이오매스를 숯처럼 저산소 환경에서 탄화시켜 만든 물질인 바이오차(Biochar)를 혼합한 인공골재나 미생물이 대사 과정에서 칼슘 이온과 이산화탄소를 결합해 탄산칼슘(CaCO3)을 형성하는 미생물 유도 탄산화(MICP) 기술 등도 주목받고 있다. 이들을 활용하면 CO₂ 고정과 지반 안정화, 오염물 차단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다.

셋째, 탄소 저장 단계에서는 포집된 이산화탄소를 지하층, 폐가스전 등에 주입해 영구 저장한다. 최근에는 광물화 반응을 이용해 안정된 탄산염으로 전환하는 광물화 저장 기술이 연구되고 있으나, 장기 누출 위험과 높은 비용은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한계

CCUS 기술이 콘크리트 산업에 적용될 경우, 탄소 저감 효과는 분명하지만 경제성 확보가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현재 포집·탄산화·양생 등 공정을 거친 CCUS 콘크리트의 단가는 일반 제품보다 20~40% 높아 대규모 상용화가 어렵다. 포집 설비 구축비만 해도 시멘트 공장 한 곳을 새로 짓는 수준에 달하며, 탄산화 설비와 운송 인프라까지 포함하면 초기 투자비는 수천억 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중소 제조업체는 설비 도입이 사실상 어려워 업계 규모 간 격차가 심화될 우려가 있다.

또한, CCUS 콘크리트 탄소 크레딧 인정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기업이 비용을 회수하거나 환경적 가치를 평가받기 어렵다. 인프라 구축 비용을 분담할 제도적 틀이 부재하고, 기술 표준화·공정 검증 체계가 미흡해 시장 신뢰 확보에도 한계가 존재한다. 이처럼 경제적·제도적·기술적 장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며, CCUS 콘크리트의 확산을 가로막고 있다.

 

국내외 동향

해외 사례는 정책적 지원과 기술 결합이 경제성 문제를 보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유럽연합(EU)은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등의 규제를 통해 산업의 탈탄소화를 진행하고 있다. 노르웨이 브레비크(Brevik) 시멘트 공장은 세계 최초로 상업용 탄소 포집 설비를 구축 중이다. 가동 예정인 이 공장은 연간 40만 톤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해 ‘노던라이츠(Northern Lights)’ 프로젝트를 통해 북해 해저에 영구 저장할 예정이다. 이는 국가가 전체 설비비의 70% 이상을 지원해 추진되는 사업이다. 미국의 CarbonCure Technologies와 CarbonBuilt 같은 스타트업은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세액공제를 제공하며 탄소 감축 기술에 지원하고 있다. 현재 북미 지역 600여 개 플랜트에서 운영 중이며, 매년 수십만 톤의 온실가스를 줄이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

국내에서도 관련 움직임이 활발하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은 ‘Carbon Eating Concrete(CEC)’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나노버블 이산화탄소수(이산화탄소를 미세기포 형태로 녹인 물)와 산업 부산물을 활용한 양생 방식으로, 시멘트 사용량을 줄이면서도 압축강도와 내구성을 개선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자료 2. CEC 기술 과정]

출처: AI 활용 후 재구성

현재 일부 지방자치단체의 공공 인프라 사업에도 시범 적용이 추진 중이다. 산업계 역시 CCUS 콘크리트 상용화를 향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대우건설, 포스코, 쌍용C&E, 한일시멘트 등 기업들은 탄소 저감형 콘크리트를 개발하고 있으며, 일부 기업은 탄소 포집과 탄산화 기술을 결합한 소재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정부 차원에서도 지원이 강화되고 있다. 이를 통해 CCUS 기술이 건설 현장으로 확산하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국내 CCUS 콘크리트 산업이 확산되기 위해서는 정책적 지원이 필수적이다. 탄소 크레딧 인정 기준을 명확히 하고, 공용 포집·탄산화 인프라를 구축하며, 공공조달 우선구매 제도를 도입하는 등 정부 차원의 제도적·재정적 지원이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

 

결론

탄소를 배출하던 콘크리트가 이제는 오히려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탄소 순환형 자재’로 거듭나고 있다. 하지만 기술적 가능성이 곧바로 상용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경제성 확보, 제도적 기반 마련, 인프라 확충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많다. 그럼에도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은 정책 지원과 산업계의 기술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탄소중립을 위한 노력 속에 “배출하지 않는 건설 산업”은 서서히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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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래를 입히다: 나무에서 미세조류까지, 건축 외피의 친환경 혁신, 27기 함예림, https://iksung.tistory.com/148

2. SMR로 그려가는 대한민국의 탄소 중립, 28기 민예슬, https://iksung.tistory.com/139


참고문헌

[탄소배출의 주범인 건축자재]

1) 김진영, 글로벌이코노믹, 시멘트 이산화탄소 배출량 20년 동안 2배로 증가, 2022.06.28., https://www.g-enews.com/article/Industry/2022/06/202206281442107499e8b8a793f7_1

2) 이인형, 뉴스버스, 시멘트 업계에 탄소 감축 바람…탄소중립 R&D∙설비투자 활발, 2025.06.03.,  https://www.newsverse.kr/news/articleView.html?idxno=7820

3) 최원영, 한국서부발전주, 온실가스 감축 신기술 개발, https://www.iwest.co.kr/iwest/625/subview.do https://www.g-enews.com/article/Industry/2022/06/202206281442107499e8b8a793f7_1

[CCUS 콘크리트의 탄생]

1) 김병훈,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탄산화반응에 의한 시멘트 재료의 내구성 향상기술, 2014.03.27

2) 몽구토픽, 삽질마스터, 콘크리트의 탄산화 : 원인, 과정, 그리고 영향, 2024.11.10.,  https://mun9fork.tistory.com/entry/%EC%BD%98%ED%81%AC%EB%A6%AC%ED%8A%B8-%ED%83%84%EC%82%B0%ED%99%94-%EC%9B%90%EC%9D%B8-%EA%B3%BC%EC%A0%95-%EA%B7%B8%EB%A6%AC%EA%B3%A0-%EC%98%81%ED%96%A5#google_vignette

3)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탄소 배출은 이제 그만! 콘크리트가 CO₂먹는 시대 열린다, 2024.04.26., https://www.kict.re.kr/board.es?mid=a10105060000&bid=pressrls&act=view&list_no=17170

[CCUS 기술의 세 단계]

1) 박소은, 전력거래소, CCUS(탄소 포집 기술) 알아보기, 2025.04.15., https://blog.naver.com/kpxpr/223816357849

2) 박수연, SCIENCE ON, Calcium carbonate 생성세균의 분리와 특성 및 토목학적 응용, 2018

3) 유진그룹, [레미콘TALK] 32편, 탄소와 품질 모두 잡는 CCUS 기술, 2025.04.22, https://blog.naver.com/eugene3704/223842360545

4) 프로텍 컨설팅, 광물탄산화(Mineral Carbonation)를 통한 CO2 제거 및 활용, 2021.06.05.,  https://blog.naver.com/proteccon/222386157796

5)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CCUS, KIER TECHPOLICY PLATFORM, 2021.10.03., https://www.kier.re.kr/tpp/energy/B/view/29?contentsName=sub4_2&menuId=-

[한계]

1) 정이도, 공학저널, [정이도 칼럼] 친환경 산업 혁명, "도움이 필요해", 2025.03.31., http://www.engjournal.co.kr/news/articleView.html?idxno=3200

[국내외 동향]

1)김보겸, 글로벌이코노믹, 삼성물산, 자체 기술 '탄소저감 콘크리트 방법론' 공식 인증, 2024.02.23., https://www.g-enews.com/article/Real-Estate/2024/02/202402231135428101bf11c0d58c_1

2) 김한식, 전자신문, 로우카본, 포스코이앤씨와 탄소포집 자원화 제품 제공 협약 체결, 2024.09.26., https://www.etnews.com/20240925000178

3) 박관희, 건축사신문, CO₂ 먹는 콘크리트,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 2024.05.10., https://www.anc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17135

4) 오성덕, 건설기술신문, 콘크리트 안에 이산화탄소 저장 ‘탄소중립’ 국내 첫 선 ‘눈길’, 2024.05.27.,  https://www.ctman.kr/30856

5) 이상래, 매일일보, 금호석유화학, ‘이산화탄소를 액화탄산으로’ CCUS사업 첫 삽, 2023.12.03, https://www.m-i.kr/news/articleView.html?idxno=1072097

6) 정성훈, 파이낸셜신문, 건설연 CO2 나노버블 배합수를 활용한 이산화탄소 저장 콘크리트 기술 개발, 2024.04.26, https://www.ef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111543

7) 지혁민, 넷제로news,노르웨이, 세계 최초 시멘트 공장 탄소포집 플랜트 완공, 2024.12.04., https://www.netzero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1807

8) 최규현, 아세안 문화 경제 미디어, 대우건설, ‘탄소저감 콘크리트’ 환경부 저탄소제품 인증 추진, 2024.11.06, https://www.aseanexpress.co.kr/news/article.html?no=11163

9) 포스코그룹 뉴스룸, CCUS부터 HyREX까지 : 한눈에 보는 포스코그룹의 철강 탈탄소 전략 라인업,  2025.09.29., https://newsroom.posco.com/kr/ccus%EB%B6%80%ED%84%B0-hyrex%EA%B9%8C%EC%A7%80-%ED%95%9C%EB%88%88%EC%97%90-%EB%B3%B4%EB%8A%94-%ED%8F%AC%EC%8A%A4%EC%BD%94%EA%B7%B8%EB%A3%B9%EC%9D%98-%EC%B2%A0%EA%B0%95-%ED%83%88%ED%83%84%EC%86%8C/

[결론]

1) 김형욱, 이데일리, 탄소감축 논의서 사라진 CCUS…“정부 추진의지 절실”, 2025.10.02, https://www.edaily.co.kr/News/Read?newsId=04247606642328984&mediaCodeNo=257&OutLnkCh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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