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장기배전계획 확정, 무엇이 달라지나?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용대, 25기 김승현, 27기 조재경, 홍민서, 28기 정동영
제1차 장기배전계획 개요
국내 전력망은 특정 지역에서 생산한 전력을 장거리 송전망을 이용 주요 수요지에 배전하는 방식의 중앙집중형 구조를 유지해왔다. 5월 한국전력(사장 김동철)이 발표한 ‘제11차 장기송변전설비계획’의 주요계획인 호남과 수도권을 잇는 초고압 직류 송전(HVDC)의 효율적 운영 방안 또한 중앙집중형 구조를 기반으로 두고 있다. 그러나 중앙집중형 구조를 이용한 재생에너지의 보급에는 비효율성과 환경 문제, 지역 주민 반발 등 여러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 정책에 더 적합한 전력망 구조는 분산에너지 체계로, 각 지역에서 전력을 생산 및 소비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 모델을 안정적으로 실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한국전력은 7월 ‘제1차 장기배전계획’을 수립 및 확정했으며, 분산형 전력 공급 체계 구축을 위하여 처음으로 법정 계획을 마련했다. 본 기사는 이번 계획의 등장 배경과 주요 사업 내용, 그리고 향후 기대 효과를 살펴봄으로써 장기배전계획의 의미와 전력망 변화 방향을 명확히 알아보고자 한다.
제1차 장기배전계획의 등장 배경 및 필요성
배전계통은 송전망에서 공급받은 전기의 최종 사용자, 즉 공장·가정·상가 등에 전달하는 전력망이다. 현재 국내 전력망은 영남과 호남권의 대형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력을 대규모 수요지인 수도권으로 보내는 구조이다. 그러나 장거리 송전망 확충이 지연되면서 일부 구간에서는 송전 용량이 부족해 전력 수송에 제약이 발생하고, 재생에너지 설비가 집중된 지역에서는 발전량을 제한하는 사례도 나타난다.
이러한 문제는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 맞물려 더욱 심화되고 있다.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1.6%로 높이려는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달성하려면 태양광과 풍력 발전소가 대폭 늘어나야 한다. 하지만 변동성이 큰 전원을 안정적으로 수용할 배전계통 인프라는 아직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 전기차 보급, 데이터센터 건립, 산업단지 확장 등으로 특정 지역의 전력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도 기존 전력망 운영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에 정부는 2023년 6월 시행된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 근거해 “지산지소“ 에너지 체계를 강화하고, 배전망을 중심으로 한 “분산형 전력 공급 구조”로 전환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이번 제1차 장기배전계획은 이러한 정책 기조 속에서 탄생한 첫 번째 중장기 배전망 전략이다. 2024년부터 2028년까지 5년간 전국 173개 지자체 발전사업 허가 현황을 토대로 향후 분산에너지 연계 용량을 예측하고, 이에 맞춰 배전망 확충과 운영, 신기술·제도 도입을 체계적으로 추진한다. AI 기반 지능형 배전망,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반응 등 첨단 기술을 결합해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한 전력망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것이 핵심이다.
제1차 장기배전계획의 주요 투자 및 사업 내용
제1차 장기배전계획은 향후 5년간 약 10조원을 투자해 태양광 및 풍력 등 재생에너지 공급 확대와 지역 분산형 에너지 체계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안정적인 전력망 운영을 위한 인프라와 협조 체계 구축, 배전망 신뢰도 강화, 민간과 지자체의 참여 절차 확대 등을 적극 추진하기로 했다.
먼저 한전은 2028년 말까지 배전망에 분산에너지 연계 용량이 2024년 말의 25.5GW에서 36.6GW로 약 44%로 증가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에 따라, 분산에너지 연계 용량을 획기적으로 증가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이 증가 용량 중 태양광 발전은 전체 자원 중 95%를 차지하기에, 재생에너지 발전 설비가 지역적으로 확산되고 전력 계통에 안정적으로 연계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다. 분산에너지 수용과 공용 배전설비 및 접속설비의 적기 구축을 목표로 5년간 255회선을 신설하는 등의 증설계획도 공개했다. 공용배전설비는 5년간 155건의 사업을 추진하며, 접속설비 구축 역시 약 14GW 규모로 분산에너지 배전망의 적기 접속을 목표로 한 사업이 진행될 계획이다. 한전은 이를 위해 올해 말까지 분산에너지 실태조사 방법의 기준 및 절차 등 안정적 전력 공급에 필요한 배전계통 운영 신뢰도 기준을 강화할 예정이라 밝혔다.
더불어 한전은 배전망 NWAs(전력망 비증설 대안) 서비스를 개시하기로 했다. 이는 전력망 과부하 지역에 망을 확충하는 대신 분산에너지 출력 조정 등 유연성을 활용해 과부하를 억제하고, 전력망 확충이 필요한 시기를 지연 또는 억제하는 기술을 의미한다. 가장 먼저 민간 및 지자체의 참여 활성화를 위한 사업의 일환으로 제주 지역에서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활용한 지역 유연성 서비스를 연말부터 시범 운영하고 2027년부터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이러한 실증 사업을 통해 에너지 신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지역과의 협력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배전망의 스마트화 역시 이뤄진다. 인공지능(AI) 기반의 배전망 운영 시스템을 도입하고 지능형 인프라를 확대해 효율적이고 안정적인 배전망 운영을 목표로 한다.
제1차 장기배전계획 사업내용 기반 기대효과
장기배전계획은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지원하며 친환경 에너지 기반 인프라 구축을 통한 국가 에너지 전환 전략 실현의 발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한전은 이러한 배전망 증설 및 운영 계획뿐만 아니라 민간이 참여하는 분산형 에너지 체계 구축을 위한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생산과 소비가 동시에 이뤄지는 분산형 전력 시스템은 국민에게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전기 서비스를 누릴 수 있도록 한다. 정책 이행과 지속 가능한 에너지 생태계 조성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이룬다면 국민의 편의도 대폭 늘어날 것이라 기대되며, 분산에너지 관련 산업이 크게 활성화될 수 있다.
의무화 대상이 되는 분산에너지 범위 변경은 인프라 구축 확대로 향후 배전계통에 연결 될 분산에너지 용량 변화를 이끌고, 이는 기존 호남권 중심의 분산형 에너지 공급이 전국으로 확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한전과 전력거래소는 분산에너지의 출력 정보, 계량 정보, 발전 계획 그리고 출력 제어 정보가 양자 간 상호 공유되는 통합관제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기존에는 전력거래소가 154kV 이상의 송전망을, 한국전력이 그 이하 구간을 관리하는 방식이었지만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 설비의 급증으로 실시간 전력계통 운영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통합 운영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에 따라 두 주체 간 정보 공유 체계가 강화, 제어 민원에 대한 즉각적인 대응을 통해 보다 안정적인 전력계통의 운영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변화는 기존의 단방향 관제에서 벗어나 양방향 실시간 정보 공유가 제도화된다는 점에서, 관제 고도화의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제1차 장기배전계획에 대한 대신기의 생각
한국전력에서 발표한 이번 제1차 장기배전계획은 분산에너지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최초 배전 분야 단독 장기계획이라는 점에서 상당히 의미 있는 출발이라고 생각한다. 이 첫걸음을 대신기의 생각으로 마무리한다.
먼저 배전망에 연계된 분산에너지의 실태조사를 기반으로 향후 배전설비 증설 물량을 연도별로 구분하여 제시한 것은 보는 입장에서 수치상의 신뢰도를 높인 것으로 느껴졌다. 또한 지역별로 분산에너지 자원 규모가 다른 점을 고려하여 전국적으로 신규 증설 규모를 나타낸 점도 합리적인 결과로 와닿았다. 특히 제주도의 신규 설비 증가율이 육지에 비해 높은 점은 출력제한 빈도 및 분산에너지 비중이 높은 점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처럼 전국적으로 공용배전설비 및 접속설비를 적기에 구축한다면 분산에너지 접속량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며, 이를 통해 탄소중립 실현에 더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
두 번째로 한전과 전력거래소 간 정보 공유와 통합관제 체계가 강화되면 재생에너지 변동성으로 인한 계통 불안정 문제가 완화되고, 출력제어도 보다 합리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금까지 모호했던 DSO 체계도 이번 ‘분산전력망 기술 개발 로드맵’을 통해 구체화되면서, 배전망 운영자의 역할도 명확히 자리 잡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더불어 분산에너지 시대로 전환되는 만큼 ‘지역별’로 배전계통의 특성을 고려하여 운영체계를 확립할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우려되는 점들도 있다. 한국전력 자료의 <배전망 연계 자원별 전망> 표를 보면, 태양광이 전체 분산에너지의 95~96%를 차지하는데 태양광은 주간에만 발전하고 기상 조건에 영향을 크게 받기 때문에, 증설되는 배전 설비 규모에 비해 설비 이용률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만약 설비 이용률을 높여야 한다면 야간에도 발전이 가능한 풍력 혹은 기상 조건에도 영향이 적은 수력 등의 다른 분산에너지원의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
한편, 제1차 장기배전계획에서 2025년 말 제주 지역에 NWAs 서비스를 시범 운영하고 2027년 본격 시행을 밝힌 바 있다. 태양광을 중심으로 한 배전망에서는 주간의 발전량을 어떻게 활용하는지가 매우 중요하므로, 제2차 장기배전계획에서는 태양광 전력을 관리할 수 있는 유연성 자원에 대한 활용 방안을 단계적으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추가로, 연도별 신규 회선 수가 2026년에 가장 높은 이유에 대해서도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느껴졌다. 재생에너지 증가량과의 연계되는 부분인지, 설계 및 시공 기간을 고려한 부분인지에 따라 신규 회선 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종합적으로, 이번 계획은 분산형 전력망으로의 전환을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앞으로 배전망의 기술 고도화가 필요한 시대인 만큼, 2차, 3차 계획으로 이어지면서 실행과 보완을 반복하여 개선해 나간다면,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계통 안정화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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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제1차 장기배전계획 개요 ]
1) 윤철순,"대한민국 전력 지도가 바뀐다...궤도 오른 '분산에너지특구'",투데이에너지,2025.05.23, https://www.todayenergy.kr/news/articleView.html?idxno=283555
2) 이재용,”한전, ‘제11차 장기 송변전설비계획’ 수립·발표”,일렉트릭워,2025.05.27, https://www.epj.co.kr/news/articleView.html?idxno=36350
3) 장재진,”재생에너지 활성화 해야…보급 부진 원인과 해결 방안(1)”,투데이에너지,2025.07.10, https://www.todayenergy.kr/news/articleView.html?idxno=285781
[ 제1차 장기배전계획의 등장 배경 및 필요성 ]
1) 오승지,“한전, 제1차 장기 배전계획 확정…분산형 전력망 전환 본격화”,전기신문,2025.07.29, https://www.elec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358429
2) 전준범,”한전, 첫 장기 배전계획 확정…’2028년까지 10.2조 투자’’,조선일보,2025.07.29, https://www.chosun.com/economy/industry-company/2025/07/29/XJVFI6OUNBAUJN4MGMMLDE53GU/
[ 제1차 장기배전계획의 주요 투자 및 사업 내용 ]
1) 장재진, “'장기 배전계획', 분산에너지 체계 전환의 핵심”, 투데이 에너지, 2025.07.30., https://www.todayenergy.kr/news/articleView.html?idxno=286727
2) 조경래, “한전 '제1차 장기 배전계획' 확정, 지역 분산에너지 체계 전환에 10.2조 투자”, 비즈니스 포스트, 2025.07.29., 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405466
3) 조정훈, “[제1차 장기 배전계획 공개] 분산에너지 확산 맞춰 2028년까지 배전망 6500c-km 증설된다”, 전기신문, 2025.07.29., https://www.elec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358436
[ 제1차 장기배전계획 사업내용 기반 기대효과 ]
1) 강희종, “한전, 1차 장기 배전 계획 확정…5년간 10.2조 투자”, 아시아경제, 2025,07.29, https://www.asiae.co.kr/article/2025072914083275123
2) 김진후, “"분산E 관제, 이제는 한전-거래소 함께"...관리체계 대전환”, 전기신문, 2025,03,28, https://www.elec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352586
3) 조정훈, “[제1차 장기 배전계획 공개] 분산에너지 확산 맞춰 2028년까지 배전망 6500c-km 증설된다”, 전기신문, 2025.07.29, https://www.electimes.com/news/articleView.html?idxno=358436
[ 제1차 장기배전계획에 대한 대신기의 생각 ]
1) 한국전력공사, ‘「분산에너지법 제18조 관련」제1차 장기 배전계획’, 2025.07,
https://www.kepco.co.kr/SynapDocViewServer/viewer/doc.html?key=e7e2726feed84cc596d445817cfab57b&convType=img&convLocale=ko_KR&contextPath=/SynapDocViewServer
2) 한국전력공사, “한전, 국내 첫 ‘장기 배전계획’ 수립 추진... 분산에너지 시대 본격 준비”, 2025.05.02, https://www.kepco.co.kr/SynapDocViewServer/viewer/doc.html?key=75346942c40942f695f3b8a179e9cb23&convType=img&convLocale=ko_KR&contextPath=/SynapDocViewSer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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