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CHARGE LIVE] BESS에 머무는 한국, HESS로 가야 할 이유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8기 이건혁
BESS가 장악한 현재, 그러나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
국내 에너지 저장 정책은 여전히 리튬이온 기반 BESS(Battery Energy Storage System)에 집중돼있다. 정부는 재생에너지 변동성 대응을 위해 다양한 제도를 내놓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그 효과가 제한적이다. 대부분의 BESS가 2~4시간 수준의 단주기 저장에 머물러 있어, 장시간 혹은 계절 단위의 변동성을 완화하기에는 역부족이다. 그 결과 태양광·풍력의 간헐성은 여전히 전력계통의 불안요인으로 남아 있다.
반면 수소를 이용한 HESS(Hydrogen Energy Storage System)는 장주기 저장이 가능한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으나, 국내 정책은 여전히 배터리 중심의 산업 육성에 치우쳐 있다. 정부가 “에너지 전환”을 강조하면서도 장주기 저장에 대한 명확한 로드맵조차 제시하지 못하는 현실은, 한국의 재생에너지 정책이 근본적인 전력안정성 확보보다는 단기적 산업 성장에 매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 ESS 정책, 배터리에만 쏠린 투자
국내 에너지 저장 정책은 여전히 리튬이온 배터리를 중심으로 한 BESS(Battery Energy Storage System)에 집중되어 있다. BESS는 전력을 저장해 두었다가 전력 수요가 높거나 발전량이 부족할 때 공급하는 시스템으로, 재생에너지의 출력 변동을 완화하고 전력망의 안정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정부는 이러한 BESS 확대를 위해 보조금, 세제 혜택, REC(신재생에너지 공급인증서) 가중치 등 다양한 지원책을 시행하고 있으며, 실제로 다수의 발전소가 이를 활용해 출력 제어를 수행하고 있다. 그러나 BESS는 리튬이온 배터리의 특성상 자체 방전이 발생하고, 저장 용량과 기간이 제한적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 그리드망을 통한 장거리 전력 공급에서도 효율 손실이 커, 장주기 저장이 필요한 재생에너지 체계에서는 완전한 해법이 되기 어렵다. 여기에 잇따른 화재 사고로 안전 규제가 강화되면서 사업 속도가 늦춰지고, 설치비용이 증가하는 문제도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의 정책 방향은 여전히 배터리에 치우쳐 있어 기술 다양화는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는 장기간 에너지 저장이 가능한 HESS(Hydrogen Energy Storage System)가 주목받고 있다. HESS는 전력을 수소 형태로 전환해 저장하고 필요할 때 다시 전기로 변환하는 방식으로, 계절별 발전량 차이와 장기적 수요 변동을 흡수할 수 있는 차세대 저장 기술로 평가된다.
해외는 이미 HESS 실증 단계로 진입
HESS는 전력을 전해조를 통해 수소로 전환·저장하고, 필요할 때 연료 전지나 복합발전 시스템을 통해 다시 전기로 변환하는 장주기형 에너지 저장 기술이다. 이 시스템은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수소 연료를 저장·활용할 수 있어 친환경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갖춘 차세대 저장 방식으로 평가된다. 해외에서는 이미 이러한 HESS가 실증 단계를 넘어 실제 운영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호주 서부 덴햄 지역에서는 태양광 발전과 연계된 수소 기반 마이크로그리드가 구축돼 전해조와 연료전지를 결합한 HESS로 장시간 전력 공급 실험이 진행 중이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칼리스토가 지역에서도 수소 저장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 장주기 전력공급 인프라가 운영돼 48시간 이상 지속 가능한 전력 공급을 실현하고 있다.
반면 국내는 여전히 배터리 중심의 ESS 정책에 머물러 있으며, HESS 도입은 연구 및 시범 단계에 그치고 있다. 정부의 에너지 저장 정책이 단기적 공급 안정에 집중된 사이, 해외는 이미 수소를 통한 장주기 저장 기술을 실증하며 차세대 전력망 전환의 주도권을 선점하고 있다.
효율은 BESS / 지속성은 HESS, 서로 다른 강점
배터리 기반 에너지저장시스템(BESS)은 재생에너지의 불안정한 공급을 완충해주는 장치로,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시점에 다시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충·방전 효율이 약 85~95%로 높아 전력 손실이 적고, 전력망의 부하를 조절하거나 피크 제어(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는 순간 전력을 대신 공급하는 기능)에도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이런 특성 덕분에 산업 현장과 발전소에서 ‘효율성의 대표주자’로 불린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초기 설치비와 배터리 교체 주기, 열관리 비용이 크고, 특히 화재 위험과 같은 안전성 문제는 여전히 업계의 아킬레스건이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ESS 화재 사고가 여러 차례 발생하며 산업 신뢰에 타격을 준 바 있다. 이에 반해 하이브리드 에너지저장시스템(HESS)은 서로 다른 저장 기술을 조합해 각 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하려는 시도다. 예를 들어 배터리와 슈퍼커패시터(순간적으로 큰 전류를 주고받을 수 있는 축전 장치)를 함께 사용하는 방식이나, 수소 저장 장치를 결합해 장기적 저장 능력을 강화하는 방식이 있다. 이런 구조는 에너지의 ‘지속성’을 높여주지만, 동시에 시스템 설계와 제어가 복잡해지고 비용 부담이 커지는 문제가 따른다. 수소 저장이나 전기분해 기술은 아직 효율과 경제성 면에서 상용화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결국 BESS는 ‘효율’의 강점을, HESS는 ‘지속성’의 장점을 각각 쥐고 있다. 어느 한쪽만으로 완전한 해답을 제시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업계에서는 두 시스템을 병행해 사용하는 ‘복합형 저장 체계’가 차세대 에너지 관리의 현실적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효율과 안정성, 그리고 지속 가능성, 이 세 가지 축을 동시에 잡기 위한 움직임이 이제 본격화되고 있는 것이다.
BESS에서 HESS와 함께, 한국이 준비해야 할 다음 승부수
지금 한국의 에너지 저장 산업은 여전히 배터리 중심의 BESS에 집중되어 있지만, 지속 가능한 전력체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제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는 BESS가 높은 효율과 즉각적인 전력 대응력으로 재생에너지의 불안정성을 보완하는 데 유용하지만, 장기적인 전력 안정성을 확보하려면 장주기 저장이 가능한 HESS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자료 1. 지속가능한 배터리]
출처 : FreePik
정부와 산업계가 한쪽 기술에만 치우친 투자를 이어간다면, 에너지 전환의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 앞으로는 단기 효율을 책임지는 BESS와 장기 지속성을 담당하는 HESS를 상호 보완적으로 운용해, 기술적 안정성과 경제성을 동시에 확보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에너지 저장의 해답은 ‘하나의 기술’이 아니라, 두 체계가 조화롭게 맞물릴 때 비로소 완성될 것이다.
9월의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빠르게 증가하는 ESS 폐배터리, 더딘 대비가 문제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8기 이건혁, https://iksung.tistory.com/133
2. "배터리 시대, 무기가 된 자원과 총성 없는 전쟁”,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8기 박지혜, https://iksung.tistory.com/137
참고문헌
[BESS가 장악한 현재, 그러나 미래는 달라질 수 있다]
1) 산업뉴스(Industry News), ESS 화재 사고, 배터리 산업 신뢰에 경고등, 2023, https://www.industr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4200
2) 솔라투데이(Solar Today), BESS 도입 시 효율과 안정성의 이중 과제, 2023, https://www.solartodaymag.com/news/articleView.html?idxno=20046
3) Sustainable Energy Infrastructure, Battery Energy Storage Systems (BASS), https://www.sei.com.au/battery-energy-storage-systems-bess
[한국 ESS 정책, 배터리에만 쏠린 투자]
1) 국토교통부 / 산업통상자원부, 재생에너지 연계형 ESS 지원사업 운영지침, 2024. (공공누리 제1유형, 공개자료)
https://www.motie.go.kr
2) 솔라투데이(Solar Today), ESS 시장 확대와 안전 규제 강화의 이중 과제, 2023.
https://www.solartodaymag.com/news/articleView.html?idxno=19852
3) 코리아데일리(Korea Daily), 1조 원 규모 ESS 2차 입찰, 배터리 기업 각축전, 2025. https://www.koreadaily.com/article/20251011140056062
[해외는 이미 HESS 실증 단계로 진입]
1) 서울경제(Sedaily), 수소 기반 에너지저장, 재생에너지 연계 해법으로 부상, 2024.
https://www.sedaily.com/NewsView/22MIEAF5UL
2) 수소경제신문(H2 News), 국내 HESS 기술개발 및 수전해 실증사업 확대, 2024.
https://www.h2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13450
3) 투데이에너지(Today Energy), 국내 기업, HESS 기반 장주기 저장 기술 실증 나선다, 2024.
https://www.todayenergy.kr/news/articleView.html?idxno=270926
4) Findings shared from Australia’s first hydrogen microgrid, ESD News, 2024. https://esdnews.com.au/findings-shared-from-australias-first-hydrogen-microgrid/
5) Project – Calistoga Resiliency Center. Energy Vault, 2024. https://www.energyvault.com/projects/calistoga
6) ScienceDirect, “Comparison Study of Two Semi-Active Hybrid Energy Storage Systems for Hybrid Electric Vehicle Applications and Their Experimental Validation”, Journal of Energy Storage, Elsevier, 2021.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2352152X21007349
[ 효율은 BESS / 지속성은 HESS, 서로 다른 강점 ]
1) 산업뉴스(Industry News), ESS 화재 사고, 배터리 산업 신뢰에 경고등, 2023.
https://www.industr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4200
2) 서울경제(Sedaily), 수소 기반 에너지저장, 재생에너지 연계 해법으로 부상, 2024.
https://www.sedaily.com/NewsView/22MIEAF5UL
3) SpringerOpen (Sustainable Energy Research), “Hybrid Energy Storage Systems for Future Power Grids: Challenges and Opportunities”, 2024.
https://sustainenergyres.springeropen.com/articles/10.1186/s40807-024-00120-4
[BESS에서 HESS와 함께, 한국이 준비해야 할 다음 승부수]
1) 산업뉴스(Industry News), ESS 산업, 기술 다변화가 생존의 관건, 2023.
https://www.industry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65120
2) 투데이에너지(Today Energy), 장주기형 수소저장 기술, 재생에너지 안정화의 열쇠로, 2024.
https://www.todayenergy.kr/news/articleView.html?idxno=27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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