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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기술-산업-정책

플라스틱 재활용이라 해도 다 같은 것이 아니다

by R.E.F. 23기 김태현 2025. 8. 31.

플라스틱 재활용이라 해도 다 같은 것이 아니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태현, 25기 김해원, 27기 박희원, 28기 민예슬, 이건혁

 

플라스틱과의 삶

현대인에게 플라스틱은 뗄 수 없는 존재다. 의식주 중 그 어떤 것도 플라스틱과 관련되지 않은 요소가 없다. 따라서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사용량은 증가하는 추세이다. 특히 한국은, 타 OECD 국가에 비해 1인당 연간 플라스틱 폐기물 배출량이 많다. 환경부의 수치에도 한국은 타 국가 대비 확연히 눈에 띄게 많은 플라스틱을 배출한다. 즉, 인류세에서 인간과 플라스틱은 공존하고 있다.

그러나 플라스틱은 ‘지속 가능성’과는 거리가 먼 편이다. 플라스틱의 과도한 생산, 그리고 소비는 그 쓰임을 다한 채로 재생되지 못하는 경우가 다수다. 인류세 이전까지 쓰이던 재료들과 비교해 플라스틱은 다양한 화학물질이 결합해 구성된다. 즉, 자연적으로 분해돼 돌아가기까지의 시간을 장기적인 시각에서 바라봐야 한다. 더욱이 미세플라스틱 문제도 화두에 오르고 있다. 지구의 순환 과정에서 분해된 플라스틱들은 완벽하게 사라지지 않고 미세플라스틱 형태로 남아 인간의 삶뿐만이 아닌 지구에 영향을 주고 있다. 

 

폐플라스틱을 매입하려는 움직임

전 세계 연간 플라스틱 생산량은 1950년 150만톤에서 2019년 4억6000만톤으로, 70년 동안 약 306배 이상 급격하게 증가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인 1인당 연평균 플라스틱 사용량은 69kg으로, 계속 증가세를 보였다.

폐플라스틱으로 만든 열분해유는 석유·화학제품의 원료로 재활용될 수 있다. 이에 관해 환경부는 폐플라스틱 열분해 처리 비중을 2030년까지 10%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으며, 관련 사업 투자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 특히 올해까지 연간 약 31만톤의 폐플라스틱을 열분해 처리하는 시설을 마련해, 전체 폐플라스틱 처리 방식 중 열분해 비중을 3.6%까지 끌어올리는 것이 정부의 목표다.

정부 목표에 따라 대기업과 스타트업 등 다양한 기업이 폐플라스틱 시장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대기업은 지자체 및 유관 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해 폐플라스틱 공급망을 확보하고, 화학적 재활용 기술 및 생산 설비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스타트업은 AI를 활용해 수거 및 선별 시스템 개발에 힘쓰고 있으며, 기업들은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수익 창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버려지는 플라스틱, 어떻게 될까?

버려지는 플라스틱은 서로 다른 경로로 향할 수 있다. 첫 번째는 매립이다. 그냥 플라스틱을 버리는 매립이 온실가스가 나올까 하는 의문점이 들기도 하지만, 실제로 플라스틱을 매립하면 장기적으로 상당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된다. 플라스틱이 분해되면 탄소가 배출되는데 이것이 분해되는 다른 유기물의 수소와 반응해 메탄을 만든다. 분해 과정 중 플라스틱의 탄소가 산화되면 이산화탄소가 생기기도 한다. 플라스틱은 분해 기간이 짧게는 몇십 년, 길게는 몇백 년이고 사용량 자체가 많아 꾸준히 많은 온실가스를 만든다. 이외에도 폐기물이 매립되어 만들어지는 침출수 때문에 토양오염, 수질오염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다른 경로인 기계적 재활용은 물리적인 힘을 이용해 재활용하는 방식이다. 폐플라스틱을 모아 잘게 부수고 세척한다. 이후 이물질을 제거하고 압출과 절단 기술을 통해 다시 활용할 수 있게 표준화된 크기로 균일한 재활용 플라스틱을 만든다. 

열분해 과정을 이용하는 것이 화학적 재활용이다.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하면 열분해유가 만들어지는데, 앞서 언급했듯 이는 석유화학제품의 원료로 쓸 수 있다. 또한, 다른 공정을 통해 열분해유가 아닌 석유, 디젤, 천연가스로도 바꿀 수 있다. 열분해를 통해 플라스틱 합성 전 모노머 상태로 되돌릴 수도 있다. 기계적 재활용과 달리 선별 과정이 필요 없어 이에 쓰이는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특징이 있다. 

 

각각의 플라스틱 처리 방법의 탄소 배출량

그렇다면 각각의 방법을 사용했을 때 탄소 배출량이 어떻게 달라질까? 먼저 영국 학술지에 올라온 연구에 따르면 매립했을 때의 플라스틱 1톤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766.9kg이다. 뒤에서도 언급하겠지만, 이는 화학적 재활용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의 양과 비슷한 수치다. 여기에 부가적인 환경오염까지 일으키기 때문에 이는 가장 친환경적이지 않은 방법에 해당한다. 

유럽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기계적 재활용에서의 플라스틱 1톤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311kg이다. 다만, 전 세계 평균적으로 버려지는 페트병 1톤을 기계적으로 재활용하며 생성되는 이산화탄소는 약 450kg으로 유럽보다 많다. 버려지는 페트병인 rPET는 다른 플라스틱과 비교했을 때 재활용이 쉬움에도 유럽의 재활용 가능한 모든 플라스틱의 평균치보다 높다. 유럽은 온실가스를 덜 생산하거나 더 포집하는 지속 가능 기술이 잘 정립돼 있어 상대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덜 생산할 수 있으리라 본다. 

이와 대조적으로 앞서 다뤘던 영국 학회지에 올라온 연구를 살펴보면 플라스틱 1톤 열분해를 통해 석유화학제품을 만들 때 발생하는 이산화탄소의 양은 2,686.5kg으로 기계적 재활용의 8.6배다. 앞서 언급했던 유럽의 연구에서는 2,910kg으로 더 많다. 설비와 기술에 따라 이는 달라지지만, 열분해를 통한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것은 기계적 재활용보다 온실가스를 약 9배 더 배출함을 알 수 있다. 

 

플라스틱 재활용의 어려움과 온실가스를 발생하는 폐플라스틱 발전 사이의 딜레마

위에서 소개한 바와 같이 현재 가장 많이 활용되는 플라스틱 재활용 방법은 세척-파쇄-펠릿화 단계를 거치는 기계적 재활용으로, 전체 재활용 시장의 약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방식은 플라스틱을 잘게 분쇄한 뒤 펠릿 형태로 가공하여 다시 자원으로 사용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기계적 재활용은 재활용 횟수가 늘어날수록 품질이 저하되어 새로운 제품으로의 활용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결국 새로운 플라스틱 생산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이에 폐플라스틱을 연료로 활용하는 폐플라스틱 발전 방식이 제기됐지만, 이는 기계적 재활용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독일의 대표적인 플라스틱 재활용 기업인 BASF의 발표 자료로는, 폐플라스틱 1톤을 열분해 또는 소각하여 열에너지를 얻어 사용하는 방식의 모든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각각 2,100kg과 3,700kg로, 약 1,973kg의 이산화탄소만을 배출하는 기계적 방식에 비해 더 좋은 결과를 보여주지는 못한다. 결과적으로, 기계적 재활용이 어려운 경우에 화학적 재활용이나 열적 재활용을 활용한 폐플라스틱 발전 기술은 유력한 대안으로 보이지만, 전과정평가(LCA, 수명 주기 평가) 기준으로 보면 기계적 재활용보다 훨씬 많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처럼 재활용에서는 전반적인 수율을 높임과 동시에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여야 하는 모순적인 딜레마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현재 문제로는 재활용 과정에 대한 평가를 주로 기존 제조 방식과의 비교만 이루어지고 있다. 기존 제조 방식과의 단순한 온실가스 배출량 비교를 넘어, 재활용 과정 전반의 효율성을 높이고 전처리 단계에서의 환경 부담을 최소화하는 기술적•정책적 연구가 병행되어야만 이 모순적 딜레마를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진정한 ‘친환경적 재활용’을 위해서

폐플라스틱 발전 기술은 딜레마를 겪고 있다. 전 세계적 플라스틱 사용량 증가 경향의 대안으로 나온, 열분해 처리를 통한 화학적 재활용 방안은 완전치 못한 실정이다. 국내에서는 화학적 재활용의 비중을 끌어올리고자 정부부터 기업까지 모두 나서고 있지만, 정작 이 방식은 기계적 재활용의 9배에 달하는 온실가스를 배출하니 이를 감소시키려는 노력 역시 수반돼야 하기 때문이다.

화학적 재활용이 기계적 방식의 활용이 어려울 경우 효과적 대안으로 기능할 수 있음은 자명하다. 하지만 그렇다는 이유만으로, 또 관련 사업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탄소배출량을 눈감아 줄 수는 없을 것이다. 재활용 과정에서의 환경오염까지 고려하는 완전한 친환경적 재활용을 위해서는 기술과 정책 모두의 측면에서 지속적인 관심과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플라스틱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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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플라스틱과의 삶]

1) 김민정, 돈이 되는 쓰레기…플라스틱 폐기물 미래의 ‘금광’ 되나, ESG경제, 2024.07.08, https://www.esgeconomy.com/news/articleView.html?idxno=7019

2) 권승문, 플라스틱, 91%는 폐기물…기후 위기와 ‘플라스틱’은 한몸통,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2024.04.30, https://ecpi.or.kr/column/?bmode=view&idx=21038818

3) OECD, Organis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 Environment at a glance: Country notes – Korea (Republic of Korea), https://www.oecd.org/en/publications/2025/06/environment-at-a-glance-country-notes_e195657a/korea-republic-of_0893a4df.html

[폐플라스틱 발전의 증가-폐플라스틱을 매입하려는 움직임]

1) 송상민, “플라스틱 줄일 수 있을까…국제 플라스틱 협약 5일 제네바서 재개”, 뉴스트리, 2025.08.04, https://www.newstree.kr/newsView/ntr202508040011.

2) 심아란, “폐기물 투자 열풍 다시 분다…‘1200억달러’ 시장 폐플라스틱 재활용 주목”,  헤럴드경제, 2025.02.18,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422294

3) K-공감, “폐플라스틱에서 기름이 콸콸~ 플라스틱 지구 기술혁신으로 살린다.”, 대한민국 환경부, 2025.05.22, https://gonggam.korea.kr/newsContentView.es?mid=a10205000000§ion_id=NCCD_PUBLISH&content=NC002&news_id=28b06398-1c30-4f5a-81dc-f7ebb0e7cc1e.

[버려지는 플라스틱, 어떻게 될까?]

1) 손덕호, “보조 연료로 쓰이던 폐플라스틱 열분해유, 플라스틱으로 재탄생”, 조선비즈, 2022.11.28, https://biz.chosun.com/topics/topics_social/2022/11/28/VKIX35HDJBAZNNHOKD47IB7AVQ/ 

2) GS칼텍스, “플라스틱 순환경제를 완성할 화학적 재활용(CR) 기술!”, 2023.02.01, https://gscaltexmediahub.com/future/green-transformation/plastic-recycling_cr_circular-economy/ 

3) LG케미토피아, “재활용한 쓰레기는 어디로 가는 걸까?기계적 재활용을 향한 플라스틱의 여정”, 2024.12.11, https://blog.lgchem.com/2024/12/11_mechanical_recycling/ 

4) Tu Xayachak, Nawshad Haque, Deborah Lau, Raj Parthasarathy, Biplob Kumar Pramanik, Assessing the environmental footprint of plastic pyrolysis and gasification: A life cycle inventory study, Process Safety and Environmental Protection, Volume 173, 592-603, 2023.5 

[각각의 플라스틱 처리 방법의 탄소 배출량]

1) Alexandra Möck, Winfried Bulach, Johannes Betz, “Climate impact of pyrolysis of waste plastic packaging in comparison with reuse and mechanical recycling”, Öko-Institut e.V, 2022.9

[플라스틱 재활용의 어려움과 온실가스를 발생하는 폐플라스틱 발전 사이의 딜레마]

1) BASF “ChemCyclingTM Environmental Evaluation by Life Cycle Assessment (LCA)” Ludwigshafen, September 2020, https://www.basf.com/dam/jcr:fd67fdbd-0020-3b9f-b9ac-4da1568c97a2/basf/www/global/documents/en/sustainability/we-drive-sustainable-solutions/circular-economy/2020-09-21_LCA_ChemCycling_Slide_deck.pdf

2) GS칼텍스, “플라스틱 순환경제를 완성할 화학적 재활용(CR) 기술!”, 2023.02.01, https://gscaltexmediahub.com/future/green-transformation/plastic-recycling_cr_circular-economy/ 

3) PwC Korea, “순환경제로의 전환과 대응 전략: 플라스틱과 배터리(이차전지)를 중심으로” 삼일 PwC경영연구원 2022.04, https://www.pwc.com/kr/ko/publications/samilpwc_paradigm-shift-april2022.pd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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