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중심의 하천에서 자연과 공생하는 하천으로
25기 맹주현, 27기 김주희, 함예림, 28기 박시우
너도나도 발 벗고 나서는 하천 복원 사업
최근 하천 복원 관련 사업들이 잇따라 추진되고 있다. 충남 태안군 태안읍에 위치한 태안천이 환경부의 '통합·집중형 오염하천 개선사업' 유역진단 대상지로 최종 선정됐다. 환경부는 2026년 3월까지 국비 2억4천만원을 투입해 유역 현황을 파악하고 개선 대책을 마련하는 진단을 실시한다. 진단 후에는 국비 200억원과 지방비 200억원이 포함된 400억원 규모의 사업이 추진된다. 또한 경기 광주시는 ‘목현천 생태하천 복원 사업’이 행정안전부 지방재정 투자 심사와 한강유역환경청 수생태계 복원계획 부합성 심의를 통과했음을 2025년 7월 31일 밝혔다. 목현동 농업기술센터에서 이배재터널 입구까지 생태 호안, 여울, 생태 학습지 등을 설치해 복원하는 내용으로 2028년 완공을 목표로 한다. 이 외에도 구리시 인창천 생태하천 복원 사업이 2025년 5월 20일 경기도 생태하천복원 심의위원회의 최종 심의를 통과했다.
생태계가 아닌 ‘인간’에 맞추어진 생태하천
오염, 기후 위기 대응, 생태계 파괴의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인간이 손을 댄 하천들의 실상은 어떨까. 사진에 보이는 구조물은 물고기가 댐이나 보를 건너갈 수 있게 만들어 둔 ‘어도(魚道)’이다. 하지만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는 어도는 전국의 약 4.2%에 불과하다. 어도를 물의 흐름이나 지형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태로 설계한다거나, 설치 후 유지 또는 관리가 미흡한 것을 넘어서서 어도 내부가 인간이 배출한 쓰레기로 막혀있다는 지적이다. 이마저도 어도의 구조적 기능만을 참작한 수치라서 주변 생태계를 고려한 환경적 기능도 따져본다면 그 수치는 더 낮아질 수 있다.
하천에 쌓인 퇴적물을 긁어내는 준설 작업도 생태계를 고려하지 못한다. 대전의 3대 하천인 갑천, 유등천, 대전천도 홍수 피해를 예방하기 위한 준설로 하천의 자정 능력이 저하해 녹조류 번성, 물길 정체 등의 문제가 발생했다. 하천은 본래 자연의 섭리에 알맞은 유속을 갖추기 위해 평형하상을 유지하려는 특성을 가진다. 따라서 준설이 이루어진 곳에는 자연적으로 또다시 퇴적물이 쌓인다. 한 번 준설을 진행한 하천은 인간이 계속해 개입하거나 하천이 스스로 제 기능을 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막대한 비용이 투입되는 준설이 무조건적인 수해 예방 효과를 가져다주지는 않는 상황에서, 무분별한 공사 대신에 과학적인 수치를 기반으로 한 범람 위험 구간 산정을 우선시하거나 그린 인프라를 활용한 자연 기반 해법(Nature-based Solution, NBS)을 도입해 자연 생태계를 더욱 고려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기후 위기로 인한 피해를 자연 파괴로 완충하려는 시도는, 장기적으로 더욱 심각한 나비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
회색 인프라 너머, 통합 물관리의 절실함
기후 위기 시대, 전통적인 제방과 댐 중심의 치수(治水) 전략이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IPCC(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제6차 평가보고서는 동아시아에서 극한 강수의 강도와 빈도가 증가하는 경향을 제시한다. 폭우가 짧은 시간에 집중되는 양상에서는 과거 평균 강우 패턴에 맞춰 설계된 하천 구조물만으로 도심 내수 침수와 하천 범람을 충분히 막기 어렵다. 이에 맞춰 국토교통부는 「하천설계기준(KDS 51 00 00)」을 개정해 기후 변화 요인을 반영하는 방향으로 설계 철학을 정비했고, 행정안전부도 「소하천설계기준」을 개정했다. 환경부는 「도시침수방지법」을 통해 하천·하수도·예보 체계를 통합적으로 계획·운영하는 관리 체계를 제도화했다. 핵심은 홍수 대책의 범위를 ‘하천 단면’에서 ‘도시 유역 전체’로 확장하는 전환이다.
다만 기존의 회색 인프라가 쓸모없다는 뜻은 아니다. 적절히 설계·운영된 댐과 제방은 하류 홍수 피크를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그럼에도 오늘날의 피해는 하수관로, 저류지, 그린 인프라 등 도시 기반 시설 전반을 함께 고려한 통합 관리 없이는 구조적으로 줄이기 어렵다.
여기에 인간의 행위가 결합하면 위험은 커진다. 장마철을 전후해 일부 사업장이 폐수를 하천이나 우수관로로 무단 방류하는 사례가 적발되고 있으며, 이러한 행위는 물환경보전법 등 관련 법률의 처벌 대상이다. 집중호우로 하천의 유량·유속이 급격히 커진 국면에서 오염수가 유입되면 용존산소 감소, 독성물질 유입, 악취 발생, 수생태 교란 등 복합적 피해가 누적된다. 결국 기후가 만드는 ‘물의 양’ 문제와 인간이 만드는 ‘물의 질’ 문제가 중첩되며 복구 속도까지 늦어진다. 물론 방지시설을 정상 가동하고 우·오수 분리를 철저히 지키는 다수 사업장은 법을 준수하며 운영되고 있다. 엄격한 감시와 투명한 관리 체계가 확보되면 산업 활동과 환경 보전은 동시에 달성할 수 있다.
하천은 ‘공생의 장’으로 여겨져야 한다
하천은 단순히 물이 흐르는 공간이 아니라, 도시 환경의 생태적 건강성과 인간 생활의 안전을 동시에 지탱하는 중요한 축이다. 그동안 우리는 하천을 치수와 개발의 대상으로만 바라보며 인위적 구조물과 공학적 개입을 우선시해왔다. 그러나 기후 위기의 심화와 생태계 파괴의 현실은 기존의 접근이 더 이상 지속 가능하지 않음을 드러내고 있다. 하천은 스스로 생태적 리듬 속에서 유속과 수질을 조절하며, 생물 다양성을 보전하는 능력을 지닌 자연 자산이다. 이제 필요한 것은 인간 중심의 단편적 치수 개념을 넘어, 도시 환경과 공생하는 통합적 관리이다. 어도, 준설, 제방과 같은 회색 인프라의 한계를 보완하고, 그린 인프라와 자연 기반 해법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하천을 재정의할 때, 비로소 하천은 인간 사회와 생태계 모두를 위한 회복력 있는 터전이 될 수 있다. 결국 하천은 도시 속에서 인간과 자연이 상호 의존하며 살아가는 ‘공생의 장’으로 인식돼야 하며,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이야말로 기후 위기 시대에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이다.
하천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취재] 1년 6개월이 지나, 다시 방문한 '굴포천 생태하천 복원사업' 현장", 23기 김경훈,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619
[취재] 1년 6개월이 지나, 다시 방문한 '굴포천 생태하천 복원사업' 현장
1년 6개월이 지나, 다시 방문한 '굴포천 생태하천 복원사업' 현장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경훈 작년 '굴포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에서 목격한 문제점[자료 1. 작년에 작성한 굴포천 생태
renewableenergyfollowers.org
2. "[취재]생태하천복원의 명(明)과 암(暗)", 23기 김경훈,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053
[취재]생태하천복원의 명(明)과 암(暗)
생태하천복원의 명(明)과 암(暗)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경훈 [청계천의 3가지의 모습] 1. 현재, 시원한 쉼터가 되어주는 청계천 [그림 1. 청계천에서 열린 2019 크리스마스 페스티벌] 출
renewableenergyfollowers.org
참고문헌
[너도나도 발벗고 나서는 하천 복원 사업]
1) 이우성, “경기광주 목현천, 2028년까지 생태하천으로 복원”, 연합뉴스, 2025.07.31, https://www.yna.co.kr/view/AKR20250731121000061?input=1195m
2) 이화우, “구리시 인창천 생태하천 복원사업, 경기도 생태하천복원 심의 통과”, 경기신문, 2025.05.22, https://www.kgnews.co.kr/news/article.html?no=846273
3) 이후철, “태안천, 이번 기회에 ‘물장구 치는’ 하천으로 바뀔까”, 아투시티뉴스, 2025.08.04,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50804010001200
[‘겉치레 자연’에 불과한 생태하천 복원]
1) 강수환, “녹조 창궐한 대전 3대 하천…무분별한 준설 공사 때문”, 연합뉴스, 2025.06.11, https://www.yna.co.kr/view/AKR20250611083400063?input=1195m
2) 신성재, “홍수터 외면한 결과… 대전 하천 침수·건천화 '인재' 논란”, 굿모닝충청, 2025.06.16, https://www.goodmorningcc.com/news/articleView.html?idxno=423725
3) 윤소영, “'170억 펑펑' 대전 3대 하천 준설...효과 있을까?”, 대전MBC, 2025.05.14, https://tjmbc.co.kr/article/gxqO0K7YVECFIJ
[회색 인프라 너머, 통합 물관리의 절실함]
1) 환경부, 「물환경보전법」,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 2025, https://www.law.go.kr/법령/물환경보전법
2) IPCC, Climate Change 2021: The Physical Science Basis. Contribution of Working Group I to the Sixth Assessment Report of the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21, https://www.ipcc.ch/report/ar6/wg1/
[하천은 ‘공생의 장’으로 여겨져야 한다]
1) 김형수,“지속가능한 물관리를 위한 자연기반해법의 이해”, 대통령직속 국가물관리위원회, 2021.10, https://www.water.go.kr/letter/15/sub2.html
2) 신성재, “홍수터 외면한 결과… 대전 하천 침수·건천화 '인재' 논란”, 굿모닝충청, 2025.06.16, https://www.goodmorningcc.com/news/articleView.html?idxno=423725
3) 이채빈, “기후재앙을 피하는 열쇠 자연기반해법”, 2022.10.05, http://www.ecocody.co.kr/news/articleView.html?idxno=3454




'News > 기후변화-환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 [Remake] 돌아온 플라스틱 빨대, 진짜 친환경은 무엇인가 (11) | 2025.09.14 |
|---|---|
| 스마트팜, 과연 한국 농업의 대안일까 (9) | 2025.09.14 |
| [취재] [녹색 나들이 시리즈] 기후변화를 시사하는 전시의 방향성 (0) | 2025.09.14 |
| 기후위기 속 폭우의 전국적 실상과 대응 (16) | 2025.09.01 |
| 야구장 응원의 흔적, 다회용기로 치울 수 있을까? (0) | 2025.08.05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