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움직이는 방법 - 그린워싱과 기후소송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7기 홍민서
“법원은 권리 보호의 최후의 보루다.”
기후위기와 환경 문제가 심화되는 지금, 환경 소송은 사회 정의와 생존의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그린로직: 환경법 이야기] 시리즈는 주요 환경 판례와 쟁점, 그리고 한국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짚어본다.
전 세계는 현재 기후소송 붐, 그린워싱 소송도 활발
최근 몇 년 사이 기후소송 건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기후소송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대표적으로 오염자 부담 원칙 관련 소송, 생태소송, 일조권침해 소송 등 기후변화와 관련된 다양한 방면에서 소송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함께 기업을 대상으로 한 기후소송 역시 주목할 만하게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특히 주목해야 봐야 할 것이 바로 ‘그린워싱(Greenwashing) 소송’이다.
그린워싱이란, 기업이 실제로는 환경에 해롭거나 친환경적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광고 등을 통해 친환경적인 것처럼 포장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2023년 한 해에만 전 세계에서 47건의 그린워싱 소송이 제기됐고, 전체 그린워싱 소송 누적 건수는 140건을 돌파했다. 이 수치보다 놀라운 점은 바로 그린워싱 소송 중의 70% 이상이 청구인에게 유리한 판결이 나왔다는 사실이다.

[자료1. 그린워싱의 의미]
출처 : 강남구청
이처럼 전 세계 기업의 시선은 기후소송, 특히 그린워싱 소송에 집중되고 있다. 나아가 국내에서도 그린워싱은 ‘뜨거운 감자’로 대두되고 있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에 발맞추어, 환경부 등 국내 규제당국은 적극적으로 그린워싱을 적발 및 관리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실제로, 환경부의 자료에 의하면 국내 그린워싱 적발건수는 2020년 110건에서 2024년 2,528건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그러나 대한상공회의소가 1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응답 기업의 45%가 그린워싱의 기준에 대해 잘 모른다고 응답했다고 한다. 즉 대다수의 기업들이 그린워싱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으며, 그린워싱의 구체적인 기준과 규정 등에 대한 인식 수준 역시 낮은 상황이다.
그린워싱 소송의 국내외 주요 사례 및 현황
ESG 및 기후 이슈 관련 소송, 법적 분쟁이 크게 증가하며 기업의 입장에서 그린워싱 리스크가 현실화되고 있다. 그린워싱 소송을 제기하는 주체는 흔히 소비자부터 환경단체, 정부 및 규제당국, 해당 기업의 경쟁사까지 매우 다양하다. 특히 해외에서는 그린워싱 소송의 주체, 대상, 범위 등이 더욱 넓다. 법조신문에 의하면, 유럽 600대 기업들은 광고 등에서 논란을 겪는 경우가 많으며 이 중 약 70% 이상이 실질적으로 그린워싱과 연계돼 있다. 또, 미국 연방법원에서의 ESG 소송 중 그린워싱 관련 소송 비율이 50%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그린워싱 소송 사례로는 스위스 소비자단체 연합기구인 스위스소비자보호재단(SKS)가 2023년 코카콜라, 스위스콤(스위스 최대 통신사), 에비스(렌터카 기업) 등 6개 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대규모 소송이 있다. 해당 단체는 스위스에서 탄소중립과 연계한 광고들이 많으나, 대부분 주장이 과장되거나 근거가 없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외에도 2024년 호주에서 ESG 채권을 홍보한 채권 상품이 그린워싱이라 판명되어 177억원(2000만 호주달러)의 벌금이 부과된 사례가 있으며, 독일에서 도이치뱅크의 자회사 DWS에 그린워싱 혐의로 약 400억원(2500만 유로)에 달하는 벌금을 부과한 사례도 있다.

[자료2. 기후소송 이미지]
출처: 생성형 AI (챗지피티) 활용 자체 제작
국내서도 그린워싱 소송이 다수 제기되고 있으며 그린워싱에 대한 문제의식도 커지고 있다. 특히 2025년 6월 환경부가 포스코의 탄소중립 브랜드 그리닛의 광고가 그린워싱에 해당한다며 행정지도를 내렸다. 이는 2024년 10월 그린워싱 가이드라인을 발표한 이후 그린워싱에 해당하는 첫 사례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었다.
이외에도 그린워싱 관련 문제로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청구한 사례도 있다. 2024년 6월, 환경단체들이 환경부의 ‘청정수소 인증 제도’가 화석연료 기반으로 생산한 블루수소를 ‘청정’으로 분류한 것이 그린워싱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며 위헌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해당 제도의 청정수소 인증기준조항이 ‘온실가스 최종 배출량이 ‘4.00kgCO2eq/kgH2’ 이하’이면 ‘청정수소’에 포함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이산화탄소 포집률이 90% 이상인 CCS 블루수소’도 청정수소에 해당하게 된다. 청구인들은 이에 대해 블루수소의 원료인 천연가스(화석연료)의 채굴, 운반 과정에서 발생하는 메탄 누출률 등을 고려하면 블루수소의 실제 온실가스 배출량은 해당 조항에 따른 인증기준을 훨씬 초과할 수 있기 때문에, 국내의 청정수소 인증기준이 블루수소를 친환경 에너지인 것처럼 호도하여 ‘그린워싱’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청정수소 인증제도가 수소 사업자들에게 수소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감축할 유인을 제공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으로써, 청구인들의 법적 지위를 변화시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기본권이 침해될 가능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비록 그린워싱에 대해서는 경미한 행정지도 처분에 그치는 경우가 많으며, 위의 판례에서도 헌법재판소에서 인용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위 사례들은 국내에서도 그린워싱의 중요도가 커지고 있으며, 기후위기 관련 이슈가 실질적인 기업 리스크로 등장했음을 보여준다.
국내 제도에서 규정하는 그린워싱의 기준
국내 그린워싱 관련 규제는 환경부 소관의 ‘환경기술 및 환경산업지원법(이하 ‘환경기술산업법’)’과 공정거래위원회 소관의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표시광고법’)’에 의해 이원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먼저 환경기술산업법은 환경성과 관련된 거짓·과장의 표시·광고, 기만적인 표시·광고, 부당하게 비교하는 표시·광고, 비방적인 표시·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이는 오직 제품의 환경성에 대한 표시·광고에 대해 한정해 규율하고 있다.
둘째로 표시광고법은 환경기술산업법과 마찬가지로, 거짓·과장의 표시·광고, 기만적인 표시·광고, 부당하게 비교하는 표시·광고, 비방적인 표시·광고를 금지하고 있다. 이 법은 제품뿐 아니라 사업자에 대한 표시·광고까지 규제의 범위에 포함하고 있다. 다만 그 이름에서 나타나듯, 표시광고의 전반을 규율하기 위한 취지로 도입된 것이기에, ‘환경성’과 관련한 구체적인 규제 기준은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처럼 현존 그린워싱 관련 국내 법령에는 혼란스러운 측면이 존재한다. 규제당국은 기존의 법들을 개정해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거나 그린워싱 관련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 등 그린워싱 관련 규제 체계를 발전시키고자 노력하고 있다.
환경부는 2023년 10월, ‘친환경 경영활동 표시·광고 가이드라인’을 발표해 기존의 환경기술산업법에서 나아가 제품만 아니라 기업의 경영활동까지 규율의 범위를 확장하여, 환경성에 대한 보다 구체적인 기준을 제시했다. 나아가 공정거래위원회는 그린워싱의 세부 판단기준인 ‘환경 관련 표시·광고에 관한 심사지침’을 개정해 국내외 입법 기조를 반영하고 구체적인 사례들을 명시하는 등 관련 규정을 체계화했다. 법원행정처 역시 “친환경, 100% 유기농, 자연, 천연 등과 같은 용어의 사용이 과도하거나 근거가 제시되지 않아 소비자들에게 오해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면서, 국내 소송 및 입법 대응을 위한 법 제도 및 정책 연구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기후소송, 기업을 움직이는 방법
그린워싱 관련 법률 체계는 발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나, 여전히 부족한 점이 많다. 앞서 다룬 사례들에서 보았듯, 상당수의 사례에서 법적 구속력 없는 단순 조치가 내려지는 등 제재의 수위가 낮은 경우가 많으며 제재나 요구가 내려지기까지 오랜 시간 필요하다는 둥 한계가 명확하다.
나아가 기업에 과징금을 부과하려면 기업이 부당하게 얻은 이득을 산정 입증해야 한다. 그런데 그린워싱 광고의 경우 해당 표시나 광고로 인해 기업이 얻은 부당한 이익을 명확히 입증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국내에서는 현실적으로 그린워싱 광고에 대해 과징금 부과 형태의 제재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다. 또, 그린워싱을 직접적으로 제재하는 법률이 없어 표시광고법이나 환경기술산업법 등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에 그린워싱 관련 명확한 판단 기준의 설정이 어렵다는 문제도 발생한다.
그러나 여전히 이러한 한계가 존재하지만, 그린워싱 관련 법 체계는 분명히 발전하고 있다. 환경부와 공정거래위원회는 글로벌 기조에 맞추어 심사기준 및 규제를 강화한 것도 유의미하게 평가할 만하다. 이에 따라 기업의 그린워싱 관련 소송 리스크가 점점 구체화하고 있다.
법률 체계의 발전은 사회가 지향해야 할 방향성을 담고 있다. 따라서 기업은 더 이상 무리하게 환경성을 강조하며 소비자가 오해할 만한 광고를 해서는 안 된다. 기업이 그린워싱 리스크에 대응하는 방법은 결국, 정확한 정보의 공개여야 한다. 기업은 무리한 홍보 문구를 자제하고, 그린워싱을 정확히 이해하고 모니터링하며 대응해야 할 것이다. 결국 그린워싱 규제와 관련 법률 소송은 장기적으로 기업을 움직이는 힘이다.
그린워싱에 대한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높아지는 그린워싱 처벌 수위, "그린허싱"의 등장”, 26기 윤민서,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592
2. “그린워싱을 유발하는 현재의 ESG 경영”, 24기 김하은, 25기 남궁성, https://renewableenergyfollowers.tistory.com/4443
참고문헌
[전 세계는 현재 기후소송 붐, 그린워싱 소송도 활발]
1. 구현화, “지난해 전세계 기후소송 226건...'판결 후 이행'도 쟁점화”, 한경비즈니스, 2025.06.30., https://magazine.hankyung.com/business/article/202506307677b
2. 박철응, “'가짜 친환경' 그린워싱, 대법원도 규제 나섰다”, KPI뉴스, 2024.09.24., https://kpinews.kr/newsView/1065598373877307
3. 송민경, “특별취재 | 세계의 기후 및 생태 관련 소송”, planet03, 2024.02.08., https://www.planet03.com/post/%ED%8A%B9%EB%B3%84%EC%B7%A8%EC%9E%AC-%EC%84%B8%EA%B3%84-%EA%B8%B0%ED%9B%84-%EB%B0%8F-%EC%83%9D%ED%83%9C%EC%97%90-%EA%B4%80%ED%95%9C-%EB%B2%95%EC%A0%95%EC%86%8C%EC%86%A1
4. 환경정의, 환경의 공익적 가치를 지키기 위한 환경단체소송 도입되어야, 2019.04.19., https://www.eco.or.kr/press/?bmode=view&idx=8458579
[그린워싱 소송의 국내외 주요 사례 및 현황]
1. 김수연, “모호한 친환경 전략 ‘그린워싱 소송’으로 돌아온다”, 더나은미래, 2023.07.24., https://futurechosun.com/archives/78495
2. 박철응, “'가짜 친환경' 그린워싱, 대법원도 규제 나섰다”, KPI뉴스, 2024.09.24., https://kpinews.kr/newsView/1065598373877307
3. 이관행, ““친환경, 아무 데나 붙이면 안 됩니다” – 포스코 그린워싱 제재를 이끈 기후솔루션 이관행 변호사”, 기후솔루션, 2025.05.19., https://forourclimate.org/ko/insights/54
4. 이원희, “청정수소인증제, 헌재서 ‘그린워싱’ 판단 받는다”, 기후에너지데이터뱅크, 2024.06.30., https://edata.ekn.kr/article/view/ekn202407010007
5. 임혜령, “거세지는 그린워싱 규제… “기업, 모니터링 없인 위험””, 법조신문, 2025.06.11., https://news.koreanbar.or.kr/news/articleView.html?idxno=33630
6. 케이스노트, 헌법재판소 2025. 1. 23. 선고 2024헌마501 전원재판부 결정 [산업통상자원부고시 제2024-39호 위헌확인], https://casenote.kr/%ED%97%8C%EB%B2%95%EC%9E%AC%ED%8C%90%EC%86%8C/2024%ED%97%8C%EB%A7%88501
[국내 제도에서 규정하는 그린워싱의 기준 ]
1. 김수연, “모호한 친환경 전략 ‘그린워싱 소송’으로 돌아온다”, 더나은미래, 2023.07.24., https://futurechosun.com/archives/78495
2. 박철응, “'가짜 친환경' 그린워싱, 대법원도 규제 나섰다”, KPI뉴스, 2024.09.24., https://kpinews.kr/newsView/106559837387730
3. 이윤정 외, “그린워싱 관련 최근 동향”, 법률신문, 2024.12.16., https://www.lawtimes.co.kr/LawFirm-NewsLetter/204717
4. 지평, “[공정거래 · 환경] 공정거래위원회, “그린워싱(Greenwashing)” 가이드라인 발표 -「환경 관련 표시 · 광고에 관한 심사지침」개정안 행정예고”, 2023.06.15., 법무법인 지평, https://www.jipyong.com/kr/board/news_view.php?seq=12128
[기후소송, 기업을 움직이는 방법]
1. 이관행, ““친환경, 아무 데나 붙이면 안 됩니다” – 포스코 그린워싱 제재를 이끈 기후솔루션 이관행 변호사”, 기후솔루션, 2025.05.19., https://forourclimate.org/ko/in
2. 임혜령, “거세지는 그린워싱 규제… “기업, 모니터링 없인 위험””, 법조신문, 2025.06.11., https://news.koreanbar.or.kr/news/articleView.html?idxno=33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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