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ter Risk:수자원 리스크] 마른 오봉저수지, 바닥 드러낸 대한민국의 기후대응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경훈, 25기 구윤서, 27기 김계환, 28기 박시우
강릉 오봉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다
9월 11일 기준,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11.7%까지 낮아졌다.
예년과 달리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심각한 수준으로 낮아지고 있다. 보통 6월경 30~40%대를 유지하던 저수율이 올해는 이례적으로 10%대를 향해 계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9월 10일 기준, 오봉저수지의 총 유효저수량 1432만 9100톤 중 현재 남은 양은 약 170만 톤에 불과하다. 하루 평균 0.2~0.3%p씩 저수율이 감소하는 추세를 고려하면, 일주일 뒤에는 저수율이 10% 미만으로 떨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예년 이맘때 저수율이 71.0%였던 것과 비교하면 매우 심각한 상황이다. 현재 수위는 99.5m로, 정상적인 물 공급의 한계선인 사수위까지 불과 7m만을 남겨두고 있다. 인근 삼척, 정선, 태백 지역에 용수를 공급하는 광동댐 또한 가뭄 단계가 '관심'에서 곧 '주의' 단계로 격상될 것으로 보여, 지역 전반의 물 부족 문제가 더욱 심화될 전망이다.
강릉 가뭄의 원인은 무엇인가
이번 강릉 가뭄 사태는 이전에 강릉에서 발생했던 가뭄보다 심각해 이전에 시행하지 않았던 제한급수를 실시하고 있다.
강릉에 가뭄이 발생하는 환경적인 원인으로는 3가지가 제시되고 있다.
첫째, 기후변화 문제이다. 4일 기상청이 발표한 ‘2025년 여름철(6~8월) 기후 특성과 원인에 대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이번 여름철 전국 평균기온은 25.7도로 역대 최고 1위를 경신했고 평년보다 2도 높았다. 특히 강릉은 역대 8월 하순 일최고기온 극값을 경신했다. 폭염이 발생한 원인은 북태평양고기압의 확장과 대기 상층에서의 북반구 중위도 지역의 정체된 고기압 구조 형성 때문이다. 7월 하순부터는 티베트고기압의 영향도 더해지면서 기온이 더욱 상승했다. 폭염이 발생하면 지면의 온도가 상승하여 토양수분이 필요 이상으로 증발하여 가뭄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적은 강수량으로 심각한 가뭄이 발생했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강원영동 지역은 강수량이 232.5mm로 평년(679.3mm)의 34.2% 수준이고 강수일수도 24.7일로 평년보다 18.3일 적어, 여름철 강수량과 강수일수 모두 역대 가장 적었다.
폭염으로 인한 과도한 토양수분 증발과 적은 강수량으로 인해 강릉은 역대 최악의 가뭄을 겪고 있다.
둘째, 지형적 특성이다. 강원도는 태백산맥으로 영동 지역과 영서 지역이 구분된다. 따라서 태백산맥으로 인해 푄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푄 현상은 바람이 산 또는 산맥의 오름과 내림 방향으로 불 때, 바람이 산등성을 타고 올라갔다가 산을 넘어 산 내림 방향으로 타고 내려오면서 따뜻하고 건조한 바람에 의해 아래쪽 지역에 기온이 오르는 현상을 말한다. 여름철 장마전선이 태백산맥을 넘어가지 못해 영동 지역에 적은 강수량이 발생했다.
셋째, 인프라 결함이다. 영동 지역 중 특히 강릉 지역에 심각한 물 부족과 가뭄이 발생한 원인은 오봉저수지에만 의존하는 단일 수원 체계 문제이다. 여름철 강릉에는 많은 관광객이 방문하고, 대형 호텔에 의해 많은 양의 물을 사용하게 된다. 하지만 강릉 지역 대부분은 오봉저수지를 상업용수로 사용하고 있어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다.

[자료 1. 남대천 용수개발, 땅을 보이는 남대천]
출처: ⓒ27기 김계환
따라서 강릉시에서는 오봉저수지에 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남대천에 용수개발을 실시하였지만 남대천 역시 땅을 보이고 있어 용수를 확보하는데 어려움이 있다.
강릉 가뭄을 막지 못한 이유는 따로 있다
강릉이 겪은 가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4년 여름에도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이 30% 미만까지 떨어지는 상황이 발생했지만, 제10호 태풍 산산이 동해안을 거치며 이번과 같은 극심한 가뭄은 다행히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강릉 시민들이 겪고 있는 불편함이 상당한 만큼, 해갈을 위해 언제까지나 태풍이 오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는 실정이다. 강릉이 극심한 저수율 감소를 먼저 막지 못한 원인에는 크게 3가지가 있다.
1) 늦은 도암댐의 활용 방안 결정
2025년 9월 10일, 강릉시는 평창 도암댐의 비상 방류를 한시적으로 허용하겠다고 밝혔다. 가뭄이 시작한 지 두 달 만이다.
도암댐은 1990년에 만들어졌다. 물을 가뒀다가 15.6km 도수관로를 통해 강릉수력발전소에 보낸 후, 낙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강릉 남대천에 흘려보내는 방식을 갖췄다. 도암댐 발전 방류는 1991년 시작했지만 도암댐 물에 가축 분뇨, 흙탕물, 농약 등이 유입되면서 환경 문제가 불거지자 2001년부터 방류가 중단됐다. 당시 남대천은 물고기가 살지 못할 정도의 심각한 오염 상태가 되었고 근처 지역인 정선, 영월 등도 큰 피해를 입었다. 그 이후 도암댐이 보유한 물은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잠들어 있었으나, 강릉시의 결정에 도수관로 안에 든 물이 다시 흐르기 시작한 것이다.
강릉시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도암댐의 활용 방안을 선제적으로 생각해두지 못했다. 가뭄이 오랜 기간 지속되는 동안 시민들은 제한 급수 조치를 받거나 변기에 물을 스스로 채워 사용하는 등 다양한 불편함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이러한 시민들이 받은 금전적으로 보상받을 수 없는 피해에 비해 강릉시의 대응이 너무 늦어졌다는 지적이 절대적이다.
도암댐의 방류가 시작하더라도 고려해야 할 사항은 많다. 우선 도암댐의 수질 문제이다. 비상 방류를 실시할 경우 강릉시는 24년 만에 도암댐과 강릉수력발전소를 잇는 도수관로 내부의 비상 방류수 15만 톤을 얻게 된다. 환경부는 2006년 가축분뇨법이 제정된 후 도암댐의 상류 오염원이 줄어 수질이 전보다 개선됐다는 입장을 보였다. 또 한국수자원공사 등의 수질 분석에서는 도암댐의 물을 정수하면 먹는 물 기준을 충족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도암댐의 물은 오랜 시간 동안 파이프 내에서 체류했기 때문에 이를 생활용수로 사용해도 되는지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은 계속해서 가중하고 있다. 이에 시민들 사이에서는 도암댐의 수질을 철저히 분석한 후 방류해야 한다거나, 오봉저수지의 물은 생활용수로, 도암댐의 물은 농업용수로 활용해야 한다는 등의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비상 방류 비용에 비해 실제로 얻을 수 있는 해갈 효과가 적은 것도 문제로 꼽힌다. 한국수력원자력은 도암댐의 도수관로에 직경 25mm 바이패스관 2개를 연결해 하루 1만 톤씩 남대천으로 흘려보낼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강릉시민의 하루 생활용수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 즉 비상 방류가 생활용수를 완전히 대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방류를 바로 시작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강릉시는 남대천에 도암댐 방류수를 가둘 수 있는 저수공간과 물을 홍제정수장까지 보낼 수 있는 시설 공사에 착수했는데, 이르면 20일에 시험 방류가 이루어진다. 도수관로 속 물을 모두 쓴 뒤에도 가뭄이 지속될 경우에는 도암댐에 잠들어 있는 3000만 톤의 물을 깨운다. 강릉시의 도암댐 활용 방안은 가뭄에 선제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했으며, 이제는 도수관로가 아닌 댐에 고여있는 물에 대한 수질 검사도 속히 이루어져야 할 판국이다.
2) 늦은 지하댐 건설
때늦은 지하댐 건설도 가뭄의 피해를 키웠다. 속초의 발 빠른 지하댐 건설은 강릉이 가뭄 피해가 극심한 데에 비해 속초는 워터밤 축제 개최가 가능할 정도의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했다.
속초는 2018년 초 제한 급수 조치를 시행할 정도의 극심한 가뭄을 겪었다. 그 이후 2019년에는 속초의 수원인 쌍천의 지하 암반층에서 바로 지하댐 건설에 착수했고 2년 만에 완공했다. 저장 용량은 63만 톤으로, 하루에 7천 톤씩 석 달 정도 공급할 수 있다.
지하 암반수를 끌어올리는 암반관정도 큰 역할을 했다. 속초는 2003년과 2022년에 암반관정 20곳을 설치했는데, 비상시에는 이 관으로 지하수를 끌어 올려서 사용할 수 있다. 또 속초는 2021년부터 낡은 상수관 약 25km를 교체해 물 운반 과정에서의 효율성을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강릉은 2024년에 연곡천 지하댐 건설을 추진해 2027년에 완공할 계획이다. 강릉은 오봉저수지에 대한 생활용수 의존도가 87%에 달하는데, 오봉저수지가 고갈될 때에 대비한 시 차원에서의 별다른 대책이 없었다. 이 때문에 2025년 8월 속초와 강릉에 내린 비는 각각 97.4mm와 83.6mm로 크게 차이가 없었지만 그 결과는 눈에 띄게 달랐다.
3) 어긋난 수요 예측
강릉시가 수립한 수도정비기본계획에서도 강릉시의 물 수요 예측은 빗나가고 있다. 2018년, 강릉시는 2025년에 쓰일 생활용수 등으로 하루 평균 9만 톤 정도의 물이 필요할 것으로 예측했지만 2024년에는 2025년 수요를 11만 톤 정도로 예측했다. 대형 소방차가 나를 수 있는 물의 양이 10톤인 것을 생각해보면 2만 톤은 상당한 차이이다. 하천기본계획 또한 5년마다 타당성을 검토하도록 되어 있지만, 강릉의 지방 하천 22개 중에서 기본계획을 제때 수립하지 못한 곳이 절반 이상에 이른다. 강릉을 찾는 관광객이 많은 만큼 정밀한 수요 예측과 지속적인 기본계획 모니터링이 필요한 시점이다.
극한 기후변화의 영향, 피해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기후변화의 영향을 줄일 수 있는 대응 방법에 대해 의견을 제안하고자 한다.
1. 다각적인 수원 개발을 통해 대체수자원 확보가 필요하다.
2. 과학적인 선제적 대응이 중요하다.
강릉 오봉저수지 사례는 기후변화의 영향과 단일 저수지 의존의 한계를 동시에 보여준다. 특정 저수지에 대한 의존을 극복하려면 다양한 자원 확보가 필요하다. 실제 제1차 국가물관리기본계획(2021-2030)에서도 다양한 수원을 확보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 수원의 종류와 수원별 이용 비율은 댐 53.5%, 하천수 35.0%, 지하수 7.6%이며, 이에 비해 하수 재이용, 해수 담수화의 합계는 3%에도 미치지 못한다. 앞으로의 물 관리 전략에서 대체수자원의 비중이 높아져야 함은 분명하다.
또한 강릉 오봉저수지 가뭄은 이미 반복적으로 나타나던 위험 신호였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이에 대해 뚜렷한 선제 대응이 없었기 때문에 피해가 확대된 것이다. 가뭄을 해결하기 위해 물을 채우고 있는 것은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친다.”는 속담과 같다. 이제는 물을 확보하는 것에 더불어 앞으로의 위험을 예측하고 대비하는 체계가 필요하다. 기후 시나리오를 활용하여 강수, 기온 변화 등을 예측하고 지형과 인프라에 맞춘 대응 전략을 과학적으로 구성해야 한다. 이 선제적 대응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언젠가 또다시 소를 잃고 난 후 외양간을 고쳐야 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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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강릉 오봉저수지가 바닥을 드러내다]
1) 김영희, “이렇게 비 안오면 4주 내 강릉 오봉저수지 저수율 5% 아래로”, 강원도민일보, 2025.09.08, https://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2004040
2) 전영래, “‘재난 가뭄’ 강릉 오봉저수지 저수율 11.8% 뚝…비예보에 ‘기우제’까지”, 노컷뉴스, 2025.09.11, https://www.nocutnews.co.kr/news/6398617 https://www.kado.net/news/articleView.html?idxno=2004040
[강릉 가뭄의 원인은 무엇인가]
1) 강릉시청 홈페이지, https://www.gn.go.kr/www/selectBbsNttList.do?bbsNo=1529&key=6780
2) 기상청, “2025년 여름철 기후특성”, 2025.09.04, https://www.kma.go.kr/kma/flexer/view.jsp?mode=download&bid=press&num=1194521&fno=3&callback=https%3a%2f%2fwww.kma.go.kr%2fkma%2fnews%2fpress.jsp&ses=USERSESSION&k=ATC202509040938203_3e028dbd-e66c-4c92-a1e4-39d606380eba.pdf
3) 박건상, “강릉 오봉저수지 저수율 11.8%”, Hello tv NEWS, 2025.09.11, https://news.lghellovision.net/news/articleView.html?idxno=519495
4) 이희진 외 2명, “폭염 및 가뭄을 고려한 복합자연재해 감지 및 모니터링”, 한국수자원학회 2022년도 학술발표회, p.311, 2022.05.19
5) “푄 현상”, 기상학백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702314&cid=64656&categoryId=64656
[강릉 가뭄을 막지 못한 이유는 따로 있다]
1) 박재연, “63만 톤 머금었다 쫙…"또 안 당해" 속초가 찾은 비결”, SBS뉴스, 2025.09.08, https://news.sbs.co.kr/news/endPage.do?news_id=N1008248538&plink=ORI&cooper=NAVER&plink=COPYPASTE&cooper=SBSNEWSEND
2) 손덕호, “‘가뭄 극심’ 강릉시 “도암댐 비상방류수 한시적 받는다”…20일부터 가능”, 조선비즈, 2025.09.10, https://biz.chosun.com/topics/topics_social/2025/09/10/2MELFA3LZZD5ZE7JV4PM6XNILA/?utm_source=naver&utm_medium=original&utm_campaign=biz
3) 이슬기, “[단독] 강릉 가뭄 막을 수 없었나…어긋난 수요 예측”, 조선비즈, 2025.09.09,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353084&ref=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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