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 청정수소 시장의 보이지 않는 장벽, ‘인증기준’ 통일이 관건이다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3기 김경훈, 28기 정성엽
한국수소연합, 제4회 청정수소 교역 이니셔티브 포럼 개최

[자료 1. 청정수소 교역 이니셔티브 포럼]
출처: ©23기 김경훈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에서 ‘제4회 청정수소 교역 이니셔티브 포럼’이 지난 19일에 개최됐다. 본 포럼은 S&P글로벌,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일본 JOGMEC(광물·에너지 안보기구), 유럽 H2글로벌, 인도 GH2 인디아(수소협회) 등의 해외 주요 기관과 한국에너지경제연구원, 전력거래소 및 국내 수소업계, 전문가들이 함께 모여 각국의 수소 시장과 정책 현황을 공유하고, 청정수소 교역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는 자리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최하며, (사)한국수소연합이 주관했다. 한국수소연합의 김재홍 회장의 개회사와 주한 호주, 캐나다, 네덜란드 대사관의 축사를 시작으로 성공적으로 포럼이 시작됐다. 발표는 총 7개 주제로 진행됐으며, 글로벌 수소 정책과 프로젝트 및 투자 현황, 그리고 한국, 일본, 유럽, 인도의 청정수소 현 상황과 계획을 상세하게 알 수 있는 시간이었다.
청정수소로 인증받기 위한 조건, ‘탄소 4kg 이내 배출’
이호무 에너지경제연구원 본부장은 한국의 청정수소 인증제 추진 현황에 대해서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청정수소 인증제를 2023년 도입해, 인증제를 본격적으로 운영한 지 2년이 됐다.

[자료 2. 국내 수소 정책 흐름]
출처: ©23기 김경훈
우리나라는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2019)’, ‘수소법 제정(2020)’, ‘청정수소 발전 의무화 제도(2022)’, ‘청정수소 인증제(2024)’를 발표하면서, 세계 수소 강국임을 제도와 정책 면에서 보여주고 있다. 본 포럼에서는 2024년에 발표된 청정수소 인증제에서 다루고 있는 청정수소 인증에 대한 발표와 논의가 활발히 진행됐다.
이호무 본부장은 “한국에서 정의하는 청정수소는 원료 채굴부터 수소 생산까지(Wheel-to-Gate) 1kg의 수소 생산 시 탄소 배출량이 4kg Co2eq를 넘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단, 수소 생산 후 해상 운송 시 배출되는 탄소는 한시적으로 제외한다고 언급했다. 이 본부장은 청정수소 인증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을 설명했는데, ‘그린 수소’는 월 단위로 사용한 재생에너지 전력량과 생산한 수소의 양을 증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루 수소’는 화석연료 발전과 CCS를 결합한 것으로, CCS 기술을 통해 화석연료로 수소를 만들면서 배출한 탄소를 90% 이상 포집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바이오 수소’는 다른 용처가 없는 폐바이오매스만을 수소 생산 원료로 했을 때만 인정하며, 이때 발생하는 탄소도 CCS로 포집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했다. 이 본부장은 ‘예비검토컨설팅’이라는 청정수소 인증을 위해 기업에게 지원하는 시스템도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설비를 구축하기 전에 미리 서류 및 도면 상으로 청정수소를 생산할 수 있는지 확인받을 수 있는 제도로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 있다.
글로벌 청정수소 시장 활성화를 위한 움직임
S&P Global의 Anri Nakamura 부이사는 현재 중국이 청정수소 생산을 압도적으로 주도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전 세계 생산량의 55%를 차지할 것이라 전망했다.
일본의 경우 정부 기관 JOGMEC이 청정수소 정책 실행을 주도하고 있다. JOGMEC의 Shimouchi Makoto 국장은 '차액결제계약(CFD)'을 핵심 정책으로 제시했고, 정부가 15년간 청정수소와 기준 연료 간의 가격 차액을 보전해 민간 투자 리스크를 낮출 것이라 설명했다. 이때 최대 30조 엔(약 280조 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수소뿐만 아니라 다양한 청정에너지 공급망 프로젝트를 지원할 계획이라 덧붙였다.

[자료 3. 일본의 탄소집약도 표준값(수소 등)]
출처: ©28기 정성엽
일본에서는 현재 저탄소 수소 등의 제도적 여건이 마련돼 있고, 탄소 집약도 기준으로 평가한다. 이는 한국과 유사한 방식이다. 그러나 합성메탄(e-Methane)의 경우 수소 암모니아보다 더욱 넓은 범위인 공급망 전체를 대상으로 설정해, 생산-합성-운송 등 과정 전체를 포괄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자료 4. H2Global]
출처: ©28기 정성엽
H2Global의 Markus Exenberger 의장은 유럽의 청정수소 교역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H2Global을 통해 시장의 특정 임계점(보급률 5~10%)을 빠르게 넘는 것을 목표로, 정부가 시장에 직접적으로 개입해 시장 형성을 촉진하는 것이다. 또한 Exenberger 의장은 산하 기관인 Hintco가 중개자로서 작용하는 이중 경매 메커니즘을 설명했다. 이는 Hintco가 전 세계 생산자로부터 10년 장기 계약으로 청정수소·암모니아를 확보하고, 독일 및 유럽 내 수요처에 1년 단기 계약으로 공급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가격 차액은 정부 재정으로 충당해 가격 변동 리스크를 제거할 것이며, 현재까지 약 60억 유로가 프로그램에 투입됐다. Exenberger 의장은 초기에는 정부가 가격을 직접 관리하면서 시장을 만들어주고, 그 과정을 경매 시스템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료 5. GH2 India]
출처: ©28기 정성엽
인도는 재생에너지 잠재력이 높기 때문에 그린수소 올인 전략을 사용 중에 있으며, 그린수소 생산 가격이 세계 최저 수준에 가깝다고 밝혔다. GH2 India의 Nishaanth Balashanmugam 대표는 인도가 현재 많은 재생에너지 자원을 확보했고, 이를 기반으로 그린수소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 중에 있다고 언급했다. 현재 재생에너지 설비 용량이 235GW에 도달했고 '국가 청정수소 미션'을 통해 2030년까지 연간 1000만 톤 생산, 500GW 재생에너지 설비 구축을 목표로 삼는다고 했다. 이러한 움직임은 인도의 지속적인 탈탄소화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 강조했다.
특히 주정부 차원의 '전기요금 면제'와 같은 파격적인 지원책이 생산 원가를 낮추는 핵심 동력임을 설명했다. 또한 Balashanmugam 대표는 수출 산업을 지향한다고 밝혔다. 현재 내수 시장도 크지만, 진행 중인 프로젝트의 80%가 수출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는 7개 주요 항구를 암모니아·수소 수출 허브로 지정하고 있고, SECI 입찰에서 세계 최저가를 기록하며 국제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보여줬다.
수소는 기술로서 원료도 다양하고 친환경적이기에 탄소중립에 적합한 에너지라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당장의 산업 측면에서 바라봤을 때 불확실성이 크며, 인증제도, 차액거래, 입찰시장 조정 등 해결해야 될 과제가 산적해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할 시 수소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자들은 줄어들 것이고, 수소산업의 진보는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2023년도에 수소 사업에 뛰어든 여러 기업이 있었으며, 대다수의 기업들이 좋지 못한 결과를 보였다. 이는 기술적 혁신뿐 아니라 시장 메커니즘과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해주지 않는다면 수소 시장 활성화가 어렵다는 것을 엿볼 수 있다.
수소 산업은 초기 시장이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특정 지점을 넘어서는 순간 급격히 발전하는 잠재력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시장에 뛰어드는 투자자들은 냉혹한 현실 속에서 움직이기에, 확실한 보장 없이 수소 산업과 함께 가는 두려움은 당연하다. 따라서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이들에게 최소한의 안전장치와, 정책적 지원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나라 정부는 ‘청정수소’를 미래 에너지 전환의 핵심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실제로는 높은 생산 단가, 해외 수입 의존도 심화, 더딘 기술 개발 및 인프라 구축 문제라는 각종 장벽으로 수소가 앞으로 나아가기 어려운 상황이다. 세계 최초로 야심 차게 시작한 청정수소 발전 입찰시장도 현재는 목표치에 크게 미달하는 저조한 참여율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청정수소 생태계 구축이라는 목적하에 ‘세계 최초’ 수소법 제정, ‘세계 최초’ 청정수소 발전 입찰시장 구축을 해냈지만, 결국 얻은 것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 단 하나뿐 아닐까?
수소 산업에 대한 재정 지원이 진행되고 있지만, 국내 수소 공급 인프라가 부족해 해외 수소 수입 비용으로 사용되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장기적으로 국가 온실가스 감축 계획에 큰 기여를 하는 수소 산업을 제대로 육성하기 위해서 이러한 많은 토론의 장과 기술 개발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청정수소가 남긴 과제

[자료 6. 포럼 토론 현장]
출처: ©28기 정성엽
현재 전 세계적으로 3천개 이상의 수소 프로젝트가 추적되고 있다. Nakamura 부이사는 각국마다 탄소 집약도 기준과 인증 제도가 다르다고 언급했으며, 이는 향후 국제 무역에서 큰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잠재적 이슈라 밝혔다.
패널토론 시간에 '각국의 독자적인 인증 제도를 통해 발생하는 무역장벽'에 대한 질문이 던져졌다. 이에 이 본부장은 현실적으로 각국이 처한 상황과 여건이 상이하기에 당장 제도를 통일하는 것은 무리이며, '단계적인 접근'을 통해 서로의 제도를 '상호인정'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이처럼 패널토론 시간에는 ‘기준’에 대한 논의가 주로 이뤄졌다. 또한 이번 포럼에서 청정수소 시장 활성화를 위한 과제로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연속적으로 언급됐다. 청정수소 시장은 산업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크며 인증제도 통일이나, 차액 거래, 입찰시장 조정 등 해결해야 될 과제가 다수 존재한다. 이러한 안정적인 정책을 형성하지 못할 시 투자자들의 참여는 줄어들고 수소산업의 시장 활성화가 어렵다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앞으로 수소 시장 안정화를 위해서는 장기 구매 계약이 핵심 역할을 할 것이기에 이를 위한 명확한 기준과 제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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