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가 그린 '그린(GREEN)' 세상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8기 박시우
웅장한 우주 발사체의 이면
2025년 11월 27일에는 우주 발사체인 누리호의 4차 발사가 예정돼 있다. 한국형 발사체인 누리호를 포함한 대부분의 로켓은 화석 연료를 사용하는데, 이는 발사할 때마다 수증기, 이산화탄소, 산화알루미늄, 그을음 등이 포함된 배기가스를 만들어 내고 대기 오염과 온실 효과를 일으킬 수 있다. 또 배기가스에 포함된 산화알루미늄과 그을음 입자는 대기 상층부에서 2~3년을 머무르며 기상에 영향을 준다.
인간은 매 순간 우주를 향해 나아가고 있으며 앞으로 우주로 쏘아 올려질 발사체는 수도 없이 많을 것이다. 이에 따라 항공우주 산업에서도 환경 파괴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 세계에서는 기존에 사용되는 추진제의 단점을 보완하는 녹색 추진제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추진제의 종류
추진제는 로켓 엔진뿐만 아니라 우주 발사체나 인공위성의 궤도 진입을 제어하는 추력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며 액체, 고체, 그리고 하이브리드 방식의 3가지 종류로 나뉜다.
액체 추진제는 연료와 산화제를 분리 저장하며, 연료의 예시로는 하이드라진(N₂H₄), 액체수소 등이 있다. 액체 연료를 사용하면 밸브를 잠그는 것만으로 작동을 멈추거나 재점화해 발사체의 추진을 제어할 수 있다. 따라서 추력(물체를 운동 방향으로 밀어붙이는 힘)을 제어하기 쉽고, 비추력(추진제 1kg을 1초 동안 연소시켰을 때 밀쳐 나가는 힘)도 상대적으로 높다. 다만 연료와 산화제를 정밀하게 공급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높고 엔진의 구조가 복잡하다는 단점이 있다. 또 액체 연료를 오래 둘 경우 연료 탱크를 부식시키고 연료와 산화제를 주입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우주 발사체는 주입 시간이 반드시 짧지 않아도 되지만, 미사일의 경우 액체 연료를 사용하면 전쟁의 승패를 크게 좌우하게 된다.
고체 추진제는 연료와 산화제를 혼합한 고체 형태이며 그 종류로는 니트로글리세린, 과염소산수 등이 있다. 고체 연료 발사체의 가장 큰 장점은 구조가 간결하다는 것이다. 또한 고체 연료는 역사가 오래됐기 때문에 개발 비용이 적게 들고 결함 가능성이 적다. 그러나 고체 연료는 한 번 불이 붙으면 연료가 모두 소진돼야 꺼지기 때문에 정밀한 제어를 할 수 없다. 따라서 고체 연료는 가벼우며 언제든 연료를 채워둘 수 있다는 장점 덕에 군용 미사일에 적합하다.
액체 연료와 고체 연료를 혼합한 방식인 하이브리드 방식도 존재한다. 하이브리드 방식은 고체 연료에 액체 산화제를 뿌려서 연소한다. 액체 연료를 중심으로 추력을 만들며 고체 연료를 이용해 성능을 높이는 것이다. 하이브리드 로켓은 일반 로켓보다 배기가스와 그을음 같은 유해물질을 훨씬 적게 방출하며 독성이 낮고 에너지가 높다는 장점이 있다. 이렇게 하이브리드 방식을 사용하면 고체 연료와 액체 연료의 단점을 서로 보완할 수 있다.
녹색 추진제의 등장
현재 추진제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연료는 하이드라진(N₂H₄)이다. 하이드라진 추진제는 220∼235초의 준수한 비추력과 800∼900K 사이의 낮은 단열 분해 온도를 가진다. 더불어 하이드라진은 추진제 탱크에 15년 이상 저장할 수 있기 때문에 1960년대부터 상용 로켓 추진제로 활발히 사용됐다. 그러나 하이드라진은 독성 및 발암성 물질이며 증기압이 높아 쉽게 흡입할 수 있기 때문에 작업 시에 반드시 보호구와 장비를 착용해야 한다. 또한 대표적인 고체 추진제로 사용되는 과염소산수는 제조 과정에서 인체와 자연환경에 큰 피해를 끼칠 수 있는 염소 가스와 후가스(HCl)를 발생시키며 비추력도 낮다. 이러한 추진제를 대체하기 위해 비추력이 높으며 환경도 지키는 녹색 추진제인 이온성 단일추진제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온성 단일추진제에는 HAN(Hydroxylammonium Nitrate, 질산하이드록실암모늄) 기반 단일추진제와 ADN(Amomnium Dinitramide, 암모늄디나이트라마이드) 기반 단일추진제가 있다. 두 추진제 모두 하이드라진 대비 비추력이 높으며 독성이 낮다.
HAN은 하이드록실아민과 질산의 산-염기 반응을 통해 합성하며, 합성 과정에서 많은 열이 발생한다. 이때 HAN은 메탄올과 혼합해 만들어지는데, 혼합비가 비추력과 단열 분해 온도와 깊은 연관을 가지므로 상황에 따른 적절한 혼합비를 사용해야 한다. 또 HAN의 분해를 위해서는 이리듐 촉매를 사용하며 예열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HAN 기반의 단일추진제는 NASA가 주력으로 개발하고 있다.
ADN은 1970년대에 소련이 무연 청정 연료로 개발한 물질로, 물에 용해되면 이온 간 강한 상호작용이 일어나 격렬한 반응을 일으킨다. 따라서 ADN은 탄약, 기폭 장치, 폭발물, 로켓 추진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다만 용매로 물이 사용된 ADN 기반 단일추진제는 수분 함량이 높아 점화가 어렵다. 따라서 일반적인 점화 방식이 아니라 촉매를 이용한 촉매 분해가 필수적이다. 스웨덴의 회사인 ECAPS의 연구에 따르면, 하이드라진 추력기의 경우 11㎏의 추진제를 탑재했을 때 독성 폐수 470㎏과 폐기물 29㎏이 발생했지만 ADN 추력기는 5.5㎏의 추진제를 탑재했을 때 비독성 폐수 3㎏과 폐기물 1㎏만 발생했다. 또한 ADN을 사용할 때 투입된 비용 역시 하이드라진 대비 3분의 2 정도로 줄었다.
그러나 이온성 단일추진제는 단점도 존재한다. 추진제를 사용하기 위해서는 촉매를 623K 이상으로 예열해야 하며, 높은 단열 분해 온도를 견디기 위해 고내열성 촉매를 제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플라즈마를 활용해 짧은 시간 내에 추진제를 점화하는 등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자료 1. Alice]
출처: ChatGPT 생성 이미지
친환경 고체 로켓 추진제 중 이름부터 특이한 추진제가 하나 있다. Alice라는 이름을 가진 이 연료는 Aluminum-Ice의 줄임말로, 알루미늄과 얼음으로 만든 추진제이다. Alice는 아직 개발 단계에 있지만 이를 연소하면 수소와 알루미나 세라믹이 나오므로 녹색 추진제로 주목할 만하다. 또 Alice는 일반 추진제와 같은 압력에서 연소 속도가 1초당 2배 이상 빠른데, 이를 활용해 로켓 추진기관의 노즐 크기를 줄이면 연료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다만 Alice는 반응 속도가 액체 추진제보다 매우 느리다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나노미터 크기의 알루미늄은 자발적인 반응성이 매우 좋기 때문에, 이 반응을 통제하는 것이 Alice를 상용화하기 위해 극복해야 할 과제이다. 만일 Alice 상용화에 성공한다면, 인류는 녹색 추진제로 향하는 거대한 발걸음 하나를 내딛게 된다.
우주로 가는 녹색 길
항공우주 산업을 100% 친환경으로 전환할 수는 없다. 하지만 계속해서 쏘아 올려질 발사체들을 현재의 상태를 유지한 채로 방관해서는 안 된다. 발사체와 연료는 우리가 생활할 때 직접적으로 맞닿아 있는 분야는 아니지만, 이들로부터 파생되는 환경적 영향은 결코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녹색 추진제의 지속적인 개발을 통해 우주로 가는 길이 녹색 빛깔로 물들기를 고대한다.
10월의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초록빛 환상, 그 뒤에 숨은 화석연료의 그림자", 27기 정환교, https://iksung.tistory.com/166
2. "'인간의 길 대 새들의 길' - 새만금 마지막 갯벌을 지킨 판결", 27기 홍민서, https://iksung.tistory.com/161
참고문헌
[웅장한 우주 발사체의 이면]
1) 주식회사 한화, 네이버 블로그, "우주 개발에도 불어닥친 친환경 바람! 화석 연료 1도 없이 우주로 향하는 친환경 로켓 이야기", 2022.01.16, https://blog.naver.com/hanwha_official/222631629378
[추진제의 종류]
1) 박설민, "급부상하는 우주산업, 새로운 ‘환경 문제’가 온다", 시사위크, 2024.01.12, https://www.sisaweek.com/news/articleView.html?idxno=211189
[녹색 추진제의 등장]
1) 김주원, 강홍재, "플라즈마를 활용한 이온성 단일추진제 점화 연구 동향", Journal of the Korean Society of Propulsion Engineers , 28, 3, pp. 75-90, 2024.06.
2) 이정섭, 허정무, 조성준, 김수현, 박성준, 김수겸, 권세진, "HAN/메탄올 추진제를 사용하는 1 N급 추력기 성능 평가", 한국항공우주학회지, 41(4), pp. 299-304, 2013.04.
3) 전종기, 허수정, 조영민, 김태규. "ADN기반 단일액상추진제 분해용 촉매 제조 및 특성 연구", 한국추진공학회 학술대회논문집, pp. 412-415, 한국, 2017.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1) 한두희, 동아사이언스, "미래 우주로 향하는 로켓 추진제, Alice", 2023.06., https://dl.dongascience.com/magazine/view/S202306N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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