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길 대 새들의 길' - 새만금 마지막 갯벌을 지킨 판결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7기 홍민서
‘인간의 길 대 새들의 길’, 새만금공항 사업 취소 판결 소식
9월 11일, 서울행정법원은 새만금 신공항 개발사업 기본계획 취소소송에서 해당 계획이 위법하다며 원고가 승소하였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는 새만금신공항백지화 공동행동 소속 시민 1297명이 2022년 9월 국토교통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한 지 3년 만에 나온 결정이다.
새만금 신공항 계획은 지역균형개발의 취지로, 2029년 개항을 목표로 총 8,077억원의 사업비를 투자하여 활주로와 여객 터미널 등을 포함한 새만금국제공항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공동행동은 군산공항을 비롯해 전국에 만성 적자를 겪고 있는 공항이 다수 존재함에도 추가로 공항을 건설하려는 것은 국가 예산의 오·남용이며, 사업 부지인 사라갯벌이 가진 환경적 중요성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는 이유로 새만금 신공항의 건설을 반대하며 소송을 제기하였다.
재판부는 이에 대해 국토교통부가 새만금 신공항 계획 수립 당시 환경영향평가에서 조류 충돌로 인한 위험 가능성과 사업 부지 내 서식하는 보호종과 서천갯벌 등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등을 부실하게 조사하였다고 평가하였다. 이에 더하여, 사업의 경제성이 부족하여 신공항 건설로 달성하려는 공익적 가치가 침해될 공익보다 우위에 있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새만금공항 사업 취소 판결의 주요 내용
서울행정법원은 사업 진행으로 인해 침해되는 공익이 사업 진행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공익보다 크기 때문에 위법하다며, 크게 세 쟁점을 근거로 취소 판결을 내렸다.
1) 조류 충돌 위험
먼저, 국토교통부가 사업 계획 수립 과정에서 조류 충돌 가능성을 충분히 비교 검토하지 않았고, 그 위험도를 의도적으로 축소하였다는 것이다. 재판부는 새만금공항 부지의 연간 조류 충돌 횟수는 최대 45.92회 (반경 13km)로, 인천국제공항 (2.99회), 군산공항(0.048회), 무안 국제공항(0.072회)에 비교했을 때 상당히 그 위험도가 상당히 높다고 평가하였다. 또, 재판부는 조류 충돌 위험이 큼에도 불구하고 평가 모델을 비일관적으로 적용하거나 평가 대상 지역을 축소하는 등 위험도를 의도적으로 낮추어 고시하였다고 지적하였다.
2) 생태계 파괴
재판부는 새만금 신공항 건설로 생태계가 훼손될 위험이 크며, 국토교통부가 환경 보호를 위해 제시한 대안들은 실효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해당 사업 부지인 수라갯벌은 새만금에 남은 ‘마지막 갯벌’로, 50종 이상의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이 서식하고 있다. 또, 수라갯벌은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된 서천갯벌(수라갯벌에서 약 7km 거리)과 고창갯벌의 연결고리로서 그 중요성이 상당하다. 나아가 재판부는 사업 부지와 인근의 조류를 포획해 환경생태용지로 이주시키는 방안 등 국토교통부가 제시한 환경 보호 방안은 현실성이 없다고도 지적하였다.
3) 경제성 부족
재판부는 새만금공항 사업의 경제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하였다. 가까운 거리에 군산공항(약 1.3km 거리)과 무안국제공항(143km)이 위치하기에, 공항 이용 수요가 적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새만금 신공항은 비용편익비(비용에 대한 편익의 비)가 0.479로 매우 낮았음에도 지역균형발전을 명목으로 사업의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받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위법성을 강조하였다.
새만금신공항 사업을 둘러싼 갈등 심화
서울행정법원의 판결을 계기로 새만금신공항을 두고 극심한 대립이 일고 있다. 먼저 국토교통부는 취소 판결에 대해 항소를 제기하며, 새만금 신공항이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과제와 새만금 개발사업의 핵심 인프라로서 지역 경제 활성화에 이바지하는 점을 강조하였다. 1심 판결에서 제기된 조류 충돌 위험과 생태계 파괴, 경제성 부족 문제에 대한 보완책을 마련하여 적극적으로 소송에 대응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새만금신공항 사업의 백지화 여부를 둘러싼 지역사회 내 갈등 역시 무시할 수 없다. 새만금신공항 사업은 전라북도 지자체와 정치권, 경제계, 경제적 낙후와 정치적 소외로 박탈감을 느끼던 도민들에게 일종의 상징성을 가졌다. 이에 재판부의 결정과 환경단체에 대한 강력한 반발이 일고 있다. 전라북도는 패소 뒤 계획 자체가 무효화된 것은 아니라며, 환경단체에서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에 대한 대응 및 취소소송 2심에 집중할 것이라 밝혔다. 또, 전북도지사를 포함한 전북의회 의원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취소 판결이 정책적 필요성을 외면한 불합리한 결정이라며 항소심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 밝히기도 하였다.
이에 대해 새만금신공항에 반대해 온 환경단체들은 지자체와 정치인들을 강력히 규제하며, 항소를 포기하고 공개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나아가 갯벌을 보호구역으로 지정한 뒤 생태 관광 개발을 하는 것이 공항 건설보다 지역 발전에 더욱 이로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북에서 끝나지 않는 갈등, 개발 이익 대 환경 이익
새만금신공항 계획 취소 판결은 단순히 전라북도 지자체 내 갈등에서 끝나지 않는다. 이번 판결로 인해 유사한 논란을 겪고 있는 제주, 가덕도, 대구·경북 등 자국 신공항 사업 계획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대표적으로, 제주 제2공항 계획 부지 인근에 주요 철새 도래지가 있으며, 환경영향평가 결과 새만금 신공항 다음으로 조류 충돌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대구경북통합신공항 건설사업은 입지타당성 검토 및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정량적 예측치를 제시하지 않고 정성적 평가만으로 대체하는 등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나아가 이번 판결은 개발 이익 대 환경 이익의 조화, 인간과 생태계의 공존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지역균형발전과 경제 활성화는 국민 경제의 성장과 삶의 질 개선의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재판부가 실효성 없는 대책만을 바탕으로 명백한 환경 피해가 예상되는 개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판단한 만큼, 정책 결정 과정에서 환경과 지속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 특히 환경영향평가를 단순히 사업의 취지를 정당화하거나 의도적으로 사업의 위험성을 축소하려는 의도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또한 개발 대 환경이라는 문제를 단순한 당파적인 논쟁이나 정치적 이슈로만 인식해서는 안 된다. 이는 국가의 미래와 방향성을 결정하는 핵심 쟁점으로서, 국민의 합의와 소통을 전제하고 정책 결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국민은 환경과 개발 이익의 조화를 바탕으로 한 지속가능한 성장이 가능하도록 능동적 자세로 정부를 감시하고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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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인간의 길 대 새들의 길’, 새만금공항 사업 취소 판결 소식]
1) 국토교통부, "새만금국제공항 건설 가시화.. 30일 기본계획 고시", 2022.06.19., http://molit.go.kr/USR/NEWS/m_71/dtl.jsp?lcmspage=88&id=95086898
2) 성동훈, "'새들이 이겼다'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 판결", 경향신문, 2025.09.11., https://www.khan.co.kr/article/202509111711001
3) 최서인, "새 충돌 위험 수백배, 무안 참사" 法, 새만금 공항 취소 이유, 2025.09.11.,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6234
[새만금공항 사업 취소 판결의 주요 내용]
1) 박준영, "만금 신공항 기본계획 취소 판결··· 토건만능주의 개발 중단 촉구", 환경일보, 2025.09.12., https://www.hkbs.co.kr/news/articleView.html?idxno=805962
2) 이나영, "법원 “새만금신공항 기본계획 취소해야”…공항 건설에 제동", 한겨레, 2025.09.11.,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1218190.html
3) 이도흔, "법원, 새만금공항 건설 제동…"국토부 기본계획 취소해야"", 연합뉴스, 2025.09.11., https://www.yna.co.kr/view/AKR20250911114551004
4) 주영재, "‘최후의 보루’ 수라갯벌 위에 기어이 새만금공항을 짓겠다고?", 경향신문, 2023.08.20., https://www.khan.co.kr/article/202308200830021#ENT
5) 천권필, ""새만금신공항, 마지막 생태 피난처 위협"... 과학자들의 경고", 중앙일보, 2025.02.24., "새만금신공항, 마지막 생태 피난처 위협"…과학자들의 경고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15899
6) 최서인, "새 충돌 위험 수백배, 무안 참사" 法, 새만금 공항 취소 이유, 중앙일보, 2025.09.11.,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66234
[새만금신공항 사업을 둘러싼 갈등 심화]
1) 국토교통부, "국토교통부, 새만금 국제공항 기본계획 취소소송 1심 판결에 항소 제기", 2025.09.22., https://www.molit.go.kr/USR/NEWS/m_72/dtl.jsp?lcmspage=1&id=95091238
2) 정성환, "“항소해” vs “포기해” 새만금공항건설 두고 두 쪽 난 전북", 시사저널, 2025.09.17.,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346760
[전북에서 끝나지 않는 갈등, 개발 이익 대 환경 이익]
1) 손승민, "'새만금 공항 판결' 후폭풍…전국 신공항 '운명의 갈림길'", 노컷뉴스, 2025.10.07., https://www.nocutnews.co.kr/news/6409604
2) 최두희, "새만금 공항 취소 판결 후폭풍... 다른 신공항도 비상?", YTN, 2025.10.04., https://www.ytn.co.kr/_ln/0102_202510040519385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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