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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식히는 기술, 지속 가능한 냉각의 조건

by R.E.F. 27기 이서영 2025. 10. 27.

AI를 식히는 기술, 지속 가능한 냉각의 조건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27기 이서영

 

데이터센터, 혁신의 이면

인공지능(AI)의 발전 속도는 눈부시다. 대규모 언어 모델(LLM)과 생성형 AI는 자연어 처리, 이미지 생성, 산업 자동화 등 분야에서 산업 전반의 판도를 바꾸며 새로운 기회를 열고 있다. 그러나 이 혁신의 이면에는 ‘발열’이라는 물리적 한계가 자리하고 있다. AI 연산을 담당하는 GPU, CPU 등의 반도체가 고성능 연산을 지속할 때, 엄청난 열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 열을 적절히 식혀주지 못하면 성능 저하나 고장, 장비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따라서 냉각은 단순한 보조 수단이 아닌, 데이터센터의 안정성과 효율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가 됐다.

 

냉각기술 발전과정

초기 데이터센터에서는 공랭식 냉각이 가장 많이 쓰였다. 팬과 공조 장비가 찬 공기를 순환시켜 열을 외부로 배출하는 구조로, 설치와 관리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하지만 고밀도 서버가 보편화되면서 공기만으로는 급격히 증가하는 열을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수랭식 및 직접냉각 방식이 등장했다. 냉각수를 칩 가까이 공급하거나 냉각판을 이용해 열을 직접 흡수하는 방식으로, 공랭 대비 열저항을 줄여 효율을 높일 수 있었지만, 누수 위험, 배관 복잡성, 유지 보수 비용 등의 한계가 존재했다.

최근에는 비전도성 냉각액에 서버 전체를 담그는 액침(Immersion) 냉각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특정 반도체만이 아닌 보드까지 전부 냉각액에 담그는 방식으로, 공랭 대비 전력 소비를 30~40% 이상 절감하고, 냉각 전력 사용량을 최대 75%까지 줄일 수 있다. 또한 공랭식보다 물 낭비가 적고, 별도의 냉각과정이 필요없어 에너지 효율이 훨씬 높다.

또한 냉각 시스템의 운영 효율을 높이기 위해 AI 기반 제어, 프리쿨링(외기·지열 활용 냉각), 폐열 회수 등도 함께 도입되고 있다. 단순 냉각 장비만 교체하는 것이 아닌 데이터센터 전체 운영을 최적화해 에너지 낭비를 줄이는 것이다.

 

국내 기업 동향

AI 확산으로 데이터센터의 에너지 소비가 급증하면서, 국내 기업들도 냉각 기술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보고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데이터센터 냉각과 전력 시스템을 통합한 솔루션을 선보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HVAC(난방·환기·공조) 기술 중심의 사업 확장에 나섰다.

정유·에너지 기업들도 새로운 기회를 모색 중이다. GS칼텍스는 2023년 액침 냉각유 ‘Kixx Immersion Fluid S30’을 출시해 LG유플러스 평촌 제2데이터센터에 공급하며 실증을 진행 중이다. 에쓰오일은 액침 냉각유를 배터리 시스템에 적용하는 협업을 추진하고, SK엔무브 역시 글로벌 기업과 손잡고 고성능 냉각 플루이드 개발에 나섰다.

또한 데이터센터 효율 지표인 PUE(전력효율지수)를 낮추기 위한 기술 경쟁도 이어지고 있다. 국내 스타트업 SDT는 자체 액침냉각 시스템 ‘아쿠아랙’을 통해 기존 공랭식(1.5 수준)보다 효율적인 PUE 1.2 이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냉각 기술이 단순한 IT 인프라 보조 장치가 아니라, AI 시대의 에너지 효율성과 지속가능성을 좌우하는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해외 사례

해외에서는 데이터센터 냉각 효율을 높이기 위한 기술 혁신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구글은 공랭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AI 제어 기반 액체 냉각 시스템을 확대하며, TPU 서버에 딥러닝 기반 냉각 제어를 적용해 에너지 사용량을 최소화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역시 환경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 ‘워터 포지티브(Water Positive)를 목표로, 냉각 과정에서 사용된 물을 정화 및 재활용하는 ’제로워터(Zero-water)‘ 설계를 도입할 예정이다. 그 결과, MS 자사의 데이터센터 1곳당 연간 1억 2500만 리터의 물 소비량을 절감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해외 기업들은 단순한 냉각 효율을 넘어 지역 기후, 자원 여건까지 반영한 ‘지속 가능한 냉각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지속 가능한 데이터센터를 위해 

지속 가능한 데이터센터를 구축하려면 기술 전환만으로는 부족하다.

먼저, 액체 기반 냉각 기술의 보편화가 필요하다. 공랭 중심 설계에서 벗어나 직접냉각, 액침냉각 등을 통해 고밀도 AI 워크로드를 안정적으로 처리해야 한다. 둘째, AI·디지털 트윈 기반 운영 최적화 시스템을 도입해 실시간으로 냉각 조건을 조정하고,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를 줄여야 한다. 셋째, 폐열 회수 및 지역 열 재활용 시스템을 확충해야 한다. 데이터센터에서 나오는 고온의 열을 건물 난방이나 산업 공정에 재사용하면 순환형 에너지 구조를 만들 수 있다. 넷째, 수자원 관리와 무수 냉각 기술 개발이 병행돼야 한다. 물 사용이 많은 냉각 방식은 지역 자원 부담을 가중시키므로, 무수 설계나 재활용 기술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정책 및 제도 정비가 필요하다. 정부 차원에서 친환경 냉각 기술을 장려하는 지원과 인증 제도를 마련하고, 전력 요금·세제 인센티브 등을 통해 기업의 투자 유인을 높여야 한다.

결국 빠르게 발전하는 AI를 지탱하기 위해서는 연산력뿐 아니라 냉각력, 즉 열을 다루는기술력이 함께 발전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데이터센터는 ‘냉각’에서 완성된다.


9월의 대학생신재생에너지기자단 기사 더 알아보기

1. "배터리 시대, 무기가 된 자원과 총성 없는 전쟁", 28기 박지혜, https://iksung.tistory.com/137

2. "리튬 VS 소듐, 이차전지의 화학과 산업의 미래", 28기 남호정, https://iksung.tistory.com/147


참고문헌 

[데이터센터, 혁신의 이면] 

1) 전화평, "점점 뜨거워지는 AI 데이터센터, 액침 냉각으로 식힌다", ZDNET Korea, 25.09.30, https://zdnet.co.kr/view/?no=20250929173011

[냉각기술 발전과정] 

1) 김영운, “국산 액침냉각 기술, 데이터센터 에너지 효율 혁신 이끈다”, 양자신문, 25.08.05, https://www.quantumtimes.net/news/articleView.html?idxno=55331

2) 김예지, “AI 데이터센터, ‘액침냉각’ 도입 늘어난다”, 애플경제, 25.07.04, https://www.apple-economy.com/news/articleView.html?idxno=76614

[국내 기업 동향

1) 박민규, “에쓰오일, 액침 냉각 사업 ‘배터리 시스템’으로 확장”, THEELEC, 25.06.17, https://www.thelec.kr/news/articleView.html?idxno=37119

2) 박준영, “GS칼텍스, 액침냉각 시장 본격 확대”, 환경일보, 25.06.26, https://www.hkb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99698

3) 이정한, "AI 데이터센터 열 관리가 ‘신성장 동력’", 25.10.10, https://www.segye.com/newsView/20251009509113

4) 이창현, "SDT, ‘액침냉각’으로 AI 시대 데이터센터 난제 해결한다", 헬로T, 25.08.05, https://www.hellot.net/news/article.html?no=103944

[해외사례]

1) 김지연, “MS, 냉각수 100% 재활용 데이터센터 전격 도입 “2027년말 본격 가동”“, greenium, 24.12.10, https://greenium.kr/news/59978/

2) 최광민, ”구글 데이터센터, 인공지능이 운영과 에너지 절약에 혁신적으로 기여하고 있다“, 인공지능신문, 20.03.01, https://www.aitimes.kr/news/articleView.html?idxno=15489

3) AI 리포터, “구글, AI 데이터센터에 액체 냉각 시스템 구축…공기보다 4000배 효율적“, Digital Today 25.08.26, https://www.digital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587446

4) Hot Chips 2025: 구글이 선보인 AI 데이터센터 액체 냉각 솔루션 (CDU&콜드 플레이트), 데일리 데이터허브, 25.09.01, https://contents.premium.naver.com/banya/banyacompany/contents/250901102230065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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